평소 친분이 막역하지 않더라도 타지에서 구면을 마주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매료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중국 상하이로 모였고, 이 중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타이어 업체 3사의 모습도 보였다.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 4월 초 열렸던 ‘2015 서울모터쇼’에서는 이들 3사를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모터쇼가 열린 상하이국제센터 7관 2층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타이어는 ‘혁신을 통한 미래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미래형 타이어를 공개했다.
이 타이어는 한국타이어가 독일 포르츠하임(Pforzheim) 대학교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콘셉트 타이어로, 사막화, 폭우, 폭설 등 이상기후 상황에서 요구되는 타이어의 역할이 반영돼 개발 됐다. 또, 미래형 비공기압 타이어인 ‘한국타이어 아이플렉스(iFlex)’ 2종과 최근 독일 프리미엄 3사에 이어 포르쉐 ‘마칸’의 신차용 타이어로 초고성능 SUV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2 SUV(VentusS1 evo2 SUV)’도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5 상하이모터쇼’에 엑스타(ECSTA) PS91, HS81과 솔루스(SOLUS) HS61, 윈터크래프트 Wi61 등의 제품들과 대형 트럭버스용 타이어 등 10개 제품을 전시했다. 또,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CTCC(China Touring Car Championship)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는 협약식도 가져 중국 시장에서의 순탄한 항해를 보여줬다.
20일 프레스데이지만 일반인도 입장이 허용돼 금호타이어는 자사의 중국 TV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유명 여배우 유역비까지 동원하며 이목을 끌었다. 유역비는 엑스타(ECSTA), 솔루스(SOLUS) 등 직접 관람객들에게 금호타이어의 중국 내 활동들을 소개하고, 취재진의 질의에도 답을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넥센타이어 또한 '2015 상하이모터쇼'에 참가, 'High-Tech Lab'라는 콘셉트 하에 ‘ROADIAN CT8’ ‘WINGUARD WT1’ 신제품 2종을 발표, 총 14개의 제품을 출품했다. PCR, SUV, 윈터(Winter), OE&콘셉트(Concept) 등 총 4개의 존으로 나뉜 전시장은, 특히 콘셉트존에서 친환경 식물성 오일로 만든 타이어도 전시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 흐름도 따르고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세 업체 모두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가장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한국타이어는 독일3사와 포르쉐로의 공급으로 자사의 기술력을 뽐냈고, 금호타이어는 연예인과 현지 모터스포츠 단독 공급을 무기로 내세웠다. 넥센타이어는 레이싱 걸들의 K팝 댄스 공연을 준비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업계서는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서울모터쇼 불참과 상하이모터쇼 참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이유로 수익성을 꼽고 있다. 그 동안 한국타이어는 1999년에 한번, 금호타이어는 1999년과 2011년에 두 번 서울모터쇼에 참가했으며 넥센타이어는 단 한번도 없다.
국내 모터쇼는 전시장의 부스 임대비, 인테리어, 인력 등으로 수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없는 반면,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2300만 대를 넘어섰으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해도 매년 100만대 수준에 육박하는 판매증가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규모 자체를 비교할 수 없는 최우선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계에서는 이러한 국내 타이어 업체의 행보에 상당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와의 마찰이나 모터쇼 참가에 따른 비용 지출 대비 효과 등의 문제를 떠나 국내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을 위해 마땅히 서울모터쇼에도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서울모터쇼 참가에만 들이는 금액이 20~30억 원인데, 중국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며 이는 타이어 업체도 마찬가지”라며 “모두들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성장 중인 이 곳을 놓치지 않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fj@osen.co.kr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