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센터 이종현(21, 고려대)의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NBA 유망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 농구전문매체 ‘드래프트 익스프레스’(이하 DX)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이종현을 NBA 드래프트에 참가할 유망주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종현이 향후 NBA 드래프트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어 ‘DX’는 이종현을 1994년에 태어난 해외선수 중 47위로 분류했다. NBA는 30개 팀이 매년 두 명씩 총 60명의 유망주를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다. 이 중 미국국적이 아닌 해외선수는 10명 안쪽으로 뽑힌다. 현실적으로 해외 유망주 중에서도 주목도가 낮은 이종현이 당장 NBA에 갈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이종현과 아시아무대서 자주 경쟁했던 왕저린(21, 중국)은 1994년생 해외선수 중 6위로 평가받았다. 왕저린은 213cm의 좋은 신장으로 미국에서 경쟁력이 있다. 또 그는 2012년 19세 이하 전세계 유망주가 모두 나오는 ‘나이키 후프서밋’에 출전해 19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의 상대는 2013년 드래프트 6순위 널린스 노엘(21, 필라델피아)이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왕저린은 꾸준히 미국무대에 자신을 노출시켰다. 무명인 이종현과 노출빈도에서 차이가 크다. 이런 왕저린도 2016년 NBA 드래프트서 2라운드 막판에 겨우 NBA에 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종현이 국내무대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종현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일조하며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는 206cm의 신장으로 여타 한국선수보다 신체조건도 월등하다. 해외진출을 위해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이종현은 미국무대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했다. 매년 고려대는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기자는 2014년 1월 LA에서 실시된 전지훈련을 동행취재했다. 고려대는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ABA연합팀과 경쟁했다. 당시 그레이 존슨 ABA 감독은 “이종현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동양인이라는 육체적 한계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대학농구 디비전1에 갖다놔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고 호평했다.
2014 스페인 세계농구월드컵도 이종현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했다. 비록 한국은 전패로 탈락했지만 이종현은 블록슛 1위를 기록했다. 적어도 세계농구 스카우트들에게 ‘한국에 이종현이라는 지켜볼 가치가 있는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종현은 지난해 12월 미국농구캠프에서 훈련하는 등 국내무대서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NBA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7월 서머리그서 경쟁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종현에게는 공짜로 세계최고 유망주들과 겨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자체로도 국내서는 누릴 수 없는 대단한 실전훈련이 된다. 국내 프로구단 관계자들도 매년 NBA 서머리그를 현장에서 지켜본다. 올 여름은 이종현에게 여러 모로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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