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내기 총력전, kt 홈 첫 승 낚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22 21: 41

5연패를 끊기 위한 노력, 그리고 홈 첫 승을 향한 노력은 눈물겨웠다. kt가 짜내기 총력전을 펼치며 사력을 다했다.
kt는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선발 정대현을 구원한 두 번째 투수 장시환의 역투에 힘입어 2-0으로 이기고 5연패에서 탈출함은 물론 창단 후 홈경기 첫 승리를 거뒀다. 홈 첫 승에 대한 엄청난 의지와 집중력이 부른 쾌거였다.
최근 5연패에 빠져 있었던 kt는 이날 타순을 또 바꿨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18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던 kt는 이날 윤요섭을 7번 타순으로 내리고 박경수를 다시 중심타선으로 올리는 변화를 꾀했다. 여기에 SK를 상대로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왼손 정대현을 올려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벤치의 의지는 1회부터 나왔다. 1사 후 김민혁이 볼넷을 고른 뒤 도루로 2루에 갔다. 김상현의 볼넷 때 폭투가 나와 2사 1,3루가 된 상황. 여기서 kt 벤치는 이중도루 사인을 냈다. 1루 주자가 2루로 가는 사이 3루 주자가 호시탐탐 홈을 노리는 전략이다. kt 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전술이지만 1루 주자가 발이 느린 김상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모험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상현은 ‘미끼’가 됐다. 정상호가 김상현을 잡기 위해 2루로 송구하는 사이 3루 주자 김민혁이 빠른 발로 홈을 먼저 밟았다. 아웃카운트 하나와 선취점을 맞바꾼 셈이 됐다. 선취점에 대한 kt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투수교체도 빨랐다. kt는 정대현이 2-0으로 앞선 4회 2사 만루에 몰리자 불펜을 가동했다. 정대현의 투구수는 87개로 교체 타이밍은 맞았다. 그런데 올린 투수가 장시환이었다. 장시환은 올 시즌 8경기에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인 kt의 핵심 계투 요원이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투수였다. 그런 장시환을 4회 2사에서 올린 것은 이 위기를 반드시 넘겨 리드를 지켜가겠다는 총력전 선언이었다.
장시환은 벤치의 기대에 완벽힌 부응했다. 김성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4회 불을 껐고 5회에도 무사 1,2루에서 박정권을 병살타로 유도하고 이재원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다시 포효했다. 5회 공격 때는 선두 이대형이 볼넷으로 나가자 김진곤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등 1점을 향한 의지를 다시 드러내기도 했다. 비록 5회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kt는 이런 총력전으로 8회까지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장시환의 역투가 가장 돋보였다. 투구수가 많아져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었지만 위기를 차분하게 넘겼다. 7·8회에도 150㎞의 빠른 공을 던지며 SK 타선을 힘으로 윽박질렀다. 8회까지의 투구수만 56개로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15일 수원 두산전 60개)에 육박했다. 그러나 9회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개인 프로통산 첫 승을 팀 홈 첫 승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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