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초강수’ 한화, 4월의 한국시리즈서 웃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22 22: 06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혈투에서 웃었다. 투수들이 투혼을 발휘했고, 김회성이 승기를 가져오는 8회 솔로포를 터뜨려 큰 경기를 가져갔다.
한화는 22일 잠실 LG전에서 5-2로 승리, 시즌 전적 9승 9패로 하루 만에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승부처는 4회였다. 양 팀은 4회에 초강수를 두며 ‘올인 전술’을 펼쳤다. LG는 4회초 선발투수 임지섭이 좀처럼 제구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임지섭을 조기 강판시켰다. 임지섭을 대신해 김선규가 등판했고, 김선규는 비록 정범모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범타처리했다.

4회말에는 양 팀이 서로 카드를 던졌다. 한화 선발투수 유창식이 첫 타자 이병규(7번)의 타구에 맞았고, 양석환을 상대하기에 앞서 유창식은 송은범과 교체됐다. 그런데 송은범은 양석환을 삼진 처리한 뒤 정의윤에게 허무하게 볼넷을 범했다. 1사 만루가 됐고, LG는 조커인 이병규(9번) 대타 카드를 꺼냈다. 경기 후반 일발역전을 노리는 상황이 아님에도 이병규(9번)가 타석에 들어선 것.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놀라움의 함성을 터뜨렸다.
한화도 그냥 물러나지 않았다. 이병규에 맞서 좌투수 김기현을 올렸다. 하지만 김기현은 이병규를 향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을 범했다. 2-4로 LG가 한화를 따라잡자, 한화는 곧바로 전략을 수정했다. LG가 4회에 이병규 카드를 쓴 것처럼, 한화도 4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했다. 박정진이 마운드에 올랐고, 박정진은 1사 만루서 손주인과 오지환을 범타처리, LG의 추격을 순식간에 잠재웠다.
이후 박정진은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이날 경기서 가장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한화는 박정진에 이어 권혁을 등판시켰고, 8회초 김회성의 쐐기 솔로포가 터지며 승리에 가까워졌다. 결국 한화는 권혁이 3이닝 무실점 세이브에 성공,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만큼이나 선수들의 투혼도 돋보였다. 한화 선발투수 유창식은 4회말 이병규(7번)의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강하게 맞았으나,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마운드에 남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비록 유창식은 이진영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송은범과 교체됐지만, 유창식으로 인해 한화 선수단은 승리의지를 더 강하게 불태웠다.
LG도 마냥 물러서진 않았다. 7회초 윤지웅이 정근우의 타구에 맞았는데, 곧바로 벤치를 향해 괜찮다는 사인을 전달했다. 유원상과 교체되긴 했으나, 유원상은 최진행을 삼구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호수비도 볼거리였다. 2회말 한화 이용규가 양석환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해 잡아냈다. LG는 4회초 손주인이 이용규의 내야 가운데를 가를 만한 타구를 처리했다. 8회초에는 정성훈이 깊은 타구를 잡아내 정확한 송구로 김태균을 잡았고, 오지환은 김경언의 잘 맞은 타구를 점프해서 캐치했다.
비록 승자는 한화였으나, 양 팀 모두 선발투수를 조기에 교체해야만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후회 없는 승부였다. 9회말 2사 1, 3루에 정성훈이 타석에 들어서며 마지막 순간까지 승자를 예측하기 힘들었고, 그만큼 손에 땀을 쥘 수 밖에 없었다. 한화와 LG는 오는 23일 같은 장소에서 주중 3연전의 승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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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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