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야구가 대세다. 발빠른 선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 현대 야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은 22일 현재 팀 도루 1위(28개)다. 성공률은 7할5푼7리. 김상수, 박해민, 박찬도, 구자욱, 야마이코 나바로 등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김평호 주루 코치의 조언까지 더해 삼성의 기동력을 배가 시켰다.
류중일 감독은 "나는 뛰어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알아서 뛴다"고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빠른 선수들이 누상에 나가면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 아웃되더라도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어야 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또한 그는 "누상에 빠른 주자가 있으면 유리한 반면 느린 주자가 나가면 상대 투수와 포수 모두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예를 들어 선발 라인업에 이대호 9명과 이대형 9명이 있다고 가정했을때 나는 무조건 이대형 9명을 선택한다"면서 "같은 선수라도 발빠른 선수가 많은 게 유리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 삼성 타선의 무게감은 리그 최강이었다. 쉬어갈 틈이 없을 만큼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났다. 그럼에도 삼성은 해태만 만나면 고배를 마셨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동력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류중일 감독은 "당시 해태에는 발빠른 선수들이 많았다. 시도때도 없이 뛰다보니 경기 내내 집중해야 했다"며 "아웃카운트 하나 손해없이 2루를 가는 게 얼마나 큰지 모른다"고 말했다.
삼성 타자 가운데 김상수, 박해민, 박찬도, 구자욱이 그린 라이트(자유롭게 도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류중일 감독은 도루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보다 적극적으로 뛸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그만큼 득점 루트도 다양해졌다. 류중일 감독은 "누상에 주자가 나가서 도루하고 후속 타자가 안타쳐서 들어오면 상대가 얼마나 약오르는데 아는가. 야구라는 게 복잡하면서도 간단하다. 안타 번트 안타 또는 안타 도루 안타로 손쉽게 득점할 수 있다"고 뛰는 야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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