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고 했던가.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정인욱(투수)과 구자욱(내야수)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장차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히는 만큼 엄하게 가르친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09년 2차 3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정인욱은 2010년 4승 2패 1홀드(평균 자책점 5.31), 2011년 6승 2패(평균 자책점 2.25)를 거두는 등 1군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정인욱은 차우찬, 백정현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쳤으나 탈락의 아쉬움을 맛봤다. 시범 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에 나섰으나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6.43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퓨처스 리그 성적도 기대 이하에 가깝다. 정인욱은 22일까지 3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없이 1패를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9.28로 높았다.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이 상무 전역을 앞두고 어깨를 다쳐 거의 쉬었다. 아프면 보강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어야 하는데 마냥 놀았던 것 같다. 근력을 키우는 건 힘들어도 빠지는 건 순식간"이라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정인욱의 1군 합류 시점은 미정. 류중일 감독은 "직구 145km 이상 나와야 한다"고 1군 승격 기준을 제시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의 히트상품 후보 0순위. 구자욱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는 타율 4할7푼4리(38타수 18안타) 2홈런 6타점 11득점 4도루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2할9푼3리(41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8득점 2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자욱은 최근 페이스가 주춤하다. 타율 2할1푼7리(60타수 13안타)까지 떨어졌다. 10일 대구 KIA전 이후 대포 가동도 멈춘 상태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약발이 다 됐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을 향해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방망이라는 게 잘칠때도 있고 못칠때도 있다. 방망이는 못쳐도 수비는 잘 해줘 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정인욱과 구자욱이 류중일 감독의 쓴소리에 서운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의미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무관심이라는 걸 잊으면 안된다.
what@osen.co.kr
정인욱-구자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