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 부진과 김기태 '100타석' 데드라인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4.23 13: 18

"100타석까지는 지켜봐야죠".
의외로 KIA 4번타자 나지완의 부진이 깊다.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 군문제도 해결하고 앞으로 2년만 지나면 FA 자격을 얻는 그는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개막을 맞았다. 그런데 팀은 개막 6연승을 달렸지만 나지완만 홈런이 없었다. 5개의 안타(23타수)와 1타점만 기록했다.  브렛 필, 이범호, 최희섭이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한 덕택에 이겼다.
KIA는 이후 NC와 삼성에게 5연패를 당했다.  나지완은 NC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마수걸이 솔로홈런을 때렸지만 5연패 과정에서 17타수 4안타에 1타점를 기록했다. 더욱이 이범호, 최희섭마저 동시에 부진했고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연패의 나락으로 빠졌다. 

나지완은 지난 4월 12일 삼성과의 대구 3차전은 달랐다. 홈런과 장타는 없었지만 4타수 2안타에 1타점과 1득점을 올리며 팀의 5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기세를 잇지 못하고 다시 슬럼프에 빠지더니 4월 14일 잠실 LG전에서 2안타(단타)를 터트리고 기나긴 침묵에 빠졌다.
이후 5경기에서 21타석 21타수 무안타의 부진이었다. 볼넷은 물론 타점과 득점도 없었다. 잘 맞는 타구보다는 땅볼이나 파울플라이가 많았다. 김기태 감독은 슬쩍 나지완을 5번으로 기용해봤지만 무음모드는 이어졌다. 나지완이 쉬어가는 타자가 되면서 뒤를 받치는 이범호와 최희섭 마저 동반 슬럼프에 빠져 KIA 중심타선의 득점방정식이 붕괴되어 있다.
나지완은 개막후 팀의 19경기에 모두 출전했으나 타율 1할8푼8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2할5푼3리, 장타율 2할2푼2리. 득점권 타율은 8푼3리에 그친다. 24번의 득점찬스에서 단 두 번만 안타를 때렸다. 도무지 4번타자 명함을 내밀기 힘든 성적이다.
이쯤되면 4번타자 자리는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줄곧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취재 기자들도 여러차례 나지완의 부진에 대해 물었다. 그때마다 김 감독은 "어차피 한 시즌을 이끌어야 할 4번타자이다. 최소한 100타석은 지켜봐야 되지 않겠는가.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말을 했다.
그럼에도 나지완의 방망이 침묵이 지속되면서 애간장이 녹고 있다. 나지완이 때려야 꼬인 팀 타선의 매듭이 풀리는데 답답증은 이어졌다. 79타석을 소화했으니 김 감독이 말한 100타석까지는 21타석 남았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말하는 100타석의 의미는 잘할 때까지 계속 기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나지완의 타격을 보면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온다. 좋은 볼은 그냥 쳐다본다. 자신이 기다린 공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쁜 볼과 유인구에 방망이가 너무 쉽게 나간다. 최근 5경기에서 볼넷이 한개도 없다는 것은 적극적인 타격을 했다는 의미이지만 조급증도 함께 보였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조급증이 가장 큰 병이라고 볼 수 있다. 꼬이다보니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는 대졸 입단 8년 차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타자였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에 터진 역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아닌가. 이제는 나지완이 끝까지 믿어주겠다는 김기태 감독에게 응답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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