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도 깬 이재원 절정 타격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23 21: 38

“기록 보셨을 거 아니에요(웃음)”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재원(27, SK)은 최근 연속경기 안타 행진에 대해 쑥쓰러운 듯 이렇게 말했다. 이재원은 3일 목동 넥센전 이후 22일 경기까지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출루만 따지면 2014년 10월 5일 잠실 두산전 이후 21경기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고비로 여겨졌다. 바로 상대 선발 때문이다. 이날 kt의 선발은 베테랑 크리스 옥스프링(38)이었다. 옥스프링은 유독 SK에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1997년 이후 통산 13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2.58이었다. 2013년에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9, 2014년에는 2승1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SK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그리고 이재원은 SK 타자 중 옥스프링의 공을 가장 잘 못 치는 타자였다. 이재원은 통산 옥스프링을 상대로 13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타율 7푼7리, 출루율도 7푼7리, 장타율도 7푼7리였다. 단타 딱 하나를 때린 셈이다. 이재원의 이야기는 이런 기록을 보지 않았느냐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최근 엄청난 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원은 옥스프링을 상대로 1회 적시타를 때리며 오래간만에 손맛을 봤다. 상대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2사 만루 상황이었다. SK는 2사 후 최정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브라운이 상대 3루수 마르테의 실책 덕에 살아나가는 행운을 누렸다. 박정권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이재원은 팀에 안정감을 선사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2개의 파울 타구를 치며 볼카운트가 1B-2S로 몰린 이재원은 4구째 빠른 공에 다시 배트를 내밀었으나 파울에 그쳤다. 5구째 느린 커브는 간신히 커트해냈다. 하지만 6구째 낮은 빠른 공을 골라낸 이재원은 7구째 139㎞ 커터를 정확하게 쳐내며 유격수 옆으로 빠져 나가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이 안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SK가 옥스프링을 상대로 고전했음을 고려하면 승부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안타였다.
이재원은 3회에는 볼넷을 골라 나가며 옥스프링을 상대로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최근 선구안, 그리고 타격 기술에서 절정의 감을 유지하고 있는 페이스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한편 오래간만에 선발 포수로 출전한 이재원은 윤희상의 다양한 구종을 잘 리드하며 6이닝 2실점을 거들었고 6회 1사 1루에서는 김민혁의 도루 시도를 저지하는 결정적인 수훈을 세우기도 했다. 김상현이 곧이어 우월 솔로홈런을 쳤음을 고려하면 1점을 막아내는 도루 저지였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8회 2루타를 추가하며 올 시즌 6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이재원이 올 시즌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1일 문학 KIA전(2타수 무안타)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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