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위닝’ 두산, 홈런으로 날린 목동 포비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23 22: 03

이에는 이, 홈런엔 홈런이다. 두산 베어스가 넥센 히어로즈의 주 무기인 홈런포를 앞세워 4년 만에 목동에서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두산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초 김현수의 결승 투런홈런을 앞세워 7-5로 재역전승했다. 넥센에 1패 뒤 2연승한 두산은 위닝 시리즈를 해내며 12승 7패로 SK와 공동 2위를 유지했다.
2011 시즌 최종전이 포함된 시리즈였던 10월 5일과 6일 2연전에서 두산은 넥센에 두 경기 모두 승리한 바 있다. 시즌 중 치렀어야 할 경기가 우천취소로 미뤄지면서 생긴 일정이라 3연전은 아니었지만, 2연전이든 3연전이든 넥센과의 목동 시리즈에서 두산이 넥센에 2승 이상을 거둔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다.

이후에도 3년간 목동에서 넥센을 만나 절대 열세에 놓였던 두산은 올해 첫 목동 원정에서 공포증을 깼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0이었던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이 8회초 1사 1, 3루에 올라와 두산의 찬스를 무산시킬 때만 하더라도 4-5로 뒤지던 두산의 승리는 힘들어보였다.
그러나 9회초 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1사에 김재호와 민병헌이 연속안타로 1, 3루 찬스를 만들었고, 정수빈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김재호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현수가 손승락을 무너뜨리는 좌중월 투런홈런을 날려 팀에 리드를 안겼다. 9회말에는 윤명준-함덕주가 이어 던지며 1이닝을 실점 없이 막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지난해와 달리 강정호와 서건창이 현재 팀에 없고, 3연전 중 첫 경기에서 부상당한 유한준이 2경기에 결장한 데 이어 박병호도 마지막 경기 도중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되어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줄었음에도 목동에서 만나는 넥센은 부담스러운 상대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힘을 앞세워 두산은 목동 공포증을 극복했다.
홈런으로 그 과정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단순한 위닝 시리즈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시리즈 첫 경기에서 0-12로 참패한 두산은 전날 경기에서 양의지의 홈런 2개를 포함해 홈런 5방으로 넥센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양의지의 한 방 외엔 쉽사리 홈런이 터져나오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중심타자 김현수가 할 일을 제대로 해줬다.
지난해 넥센은 서건창이 출루하면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유한준 등 토종 중심타자들이 쉴 새 없이 장타를 터뜨려 원정팀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두산 역시 수년간 시달렸다. 하지만 이제는 힘과 힘의 대결로 넥센에 맞설 수 있다. 목동 포비아를 극복했기에 앞으로는 목동에서도 더욱 재미있는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된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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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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