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눈물의 승리가 눈 앞에서 사라졌다. 롯데 우완 심수창(34)이 10연패의 터널을 벗지 못했다.
심수창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8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데뷔 이후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팀은 6-2로 승리하는 듯 했으나 9회말 6-7 대역전패를 당하며 분루를 삼켰다.
5회까지는 완벽한 투구였다. 1회 삼자범퇴에 이어 2회말 이범호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았고 1사후 최용규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해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를 잘 솎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3회는 강한울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필을 병살로 유도하고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타선도 힘을 보탰다. 3회초 아두치의 사구와 손아섭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3루에서 최준석이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두 점을 먼저 뽑았다. 이어 4회 공격에서는 짐 아두치가 우월 스리런포를 날려 5-0까지 점수차를 벌려주었다. 앞선 2경기에서 애를 태웠던 타선이 아니었다.
힘을 얻은 심수창은4회말은 삼진쇼를 벌였다. 4번 나지완과 5번 이범호를 모두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김다원마저 포크볼을 구사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6회 큰 파고가 일었다. 선두 강한울에게 좌익수 옆 2루타, 필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3루 위기. 나지완에게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이어진 1,3루 위기에서 실점없이 투아웃을 잡았으나 최용규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만루위기가 왔다.
흔들린 심수창은 대타 최희섭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정통파와 스리쿼터형의 변칙투구로 KIA 타자들을 현혹했다. 109개의 볼을 던졌고 직구와 포크볼의 각각 46개씩 던졌다. 최고 147km를 찍었고 비중을 높인 포크볼이 돋보였다. 특히 5회까지는 볼넷은 내주지 않는 제구력도 한몫을 했다.
이명우가 대타 이홍구에게 큰 타구를 맞았으나 오른쪽 담장 앞에서 잡히면서 추가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롯데 불펜이 3점차를 지켜줘야 승리가 가능한 것이었다. 10연패 탈출의 키는 불펜이 쥐고 있었다. 흔들렸던 불펜은 이날은 강했다. 이명우, 김성배가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러나 김승회가 마지막에 무너지면서 눈을 감아야 했다.
올해 잘 던지고도 계속되는 불운이었다 10일 한화전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에 이어 16일 NC와의 경기에서는 7이닝 4실점(3자책) 호투를 했으나 수비와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만은 타선의 지원을 받아 무난하게 지난 2011년 9월 8일 목동 한화전부터 이어온 10연패를 벗어나는 듯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완전한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3경기 평균자책점은 2.55. 개막전 당시에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스피드, 변화구에 제구력까지 갖춘 완전체 선발투수가 되었다. 롯데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대역전패로 실망했지만 팬들은 LG, 넥센, 롯데를 거치며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던 심수창이 돌아온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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