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투수에 운 KIA, ‘효자’ 필 덕에 웃는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24 06: 02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브렛 필(31)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필이 식지 않은 타격감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KIA는 두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33)와 조쉬 스틴슨(27)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필의 활약이 팀을 미소 짓게 했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면서 7-6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이날 선발 투수 스틴슨이 6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9회초까지 2-6으로 뒤지며 위닝 시리즈를 내주는 듯 했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그 기적의 발판을 놓은 건 팀 타선의 핵 필이었다. KIA는 이홍구의 2루타와 김호령의 좌전안타, 강한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선 필이 김승회의 4구째 슬라이더(136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필의 시즌 5호 홈런이자 21번째 타점(리그 5위)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이후 다시 만루 기회를 잡은 KIA는 이홍구의 끝내기 사구로 7-6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필은 만루 홈런 외에도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뿐만이 아니다. 필은 롯데와의 홈 3연전에서 타율 5할3푼8리(13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롯데 마운드를 공포에 떨게 했다. 21일 롯데전에선 팀이 0-1로 끌려가고 있는 6회말 2사 3루서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팀의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롯데 투수들은 KIA의 중심타선이 침묵하고 있었기 때문에 필과는 거의 정면 승부를 펼치지 않았다. 그만큼 무서운 타자였다.
반면 KIA의 외국인 투수 험버와 스틴슨은 롯데와의 3연전에 선발 등판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험버는 22일 경기서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23일에 등판한 스틴슨 역시 6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3볼넷) 1탈삼진 5실점의 부진한 내용. 롯데전에 1~3선발이 모두 등판했기 때문에 확실히 승리를 가져다줘야 했다. 하지만 양현종만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을 뿐. 외인 투수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 타자 필의 활약이 루징 시리즈가 될 뻔한 경기를 위닝 시리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필은 올 시즌 10번의 멀티 히트를 작성했는데, 이는 황재균(롯데, 11번)에 이어 정성훈(LG)과 공동 2위의 기록이다. 슬럼프 없이 계속해서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증거다. 중심타자들의 연이은 부진에도 혼자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거의 패배 직전 까지 갔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초반 무기력한 모습으로 인상을 찌푸렸던 KIA는 대역전극으로 끝내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팀을 미소 짓게 만든 건 역시 효자 용병 필이었다. 험버와 스틴슨도 필의 맹활약에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진 부진했지만 어찌 됐든 시즌 초반 팀의 주축이 돼야 할 2,3선발이기 때문이다. 과연 KIA가 다음 경기에선 필에 이은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으로 미소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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