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기적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LG는 26일 마산 NC전에서 7-6으로 승리,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8회까지는 LG가 압도한 경기였다. LG는 선발투수 소사가 7이닝 10탈삼진 2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타자들도 6회초 2사후 집중력을 뽐내며 4점을 올렸다. 7회초 이병규(7번)의 솔로포, 9회초 이진영의 적시타로 7-2, 승기를 잡는 듯했다.

문제는 9회말이었다. 승리를 확신한 LG는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현재 봉중근은 투구폼을 수정하며 정규시즌 중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봉중근이 페이스를 다잡을 동안, 이동현이 임시 마무리투수로 나서는 상황이다.
그런데 봉중근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올린 후 테임즈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호준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허무하게 마운드서 내려갔다. 봉중근으로 경기를 끝낼 계획이 무산됐고, 이동현이 다시 불펜에서 몸을 푼 후 등판했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은 포크볼이 마음대로 떨어지지 않으며 고전했다. 이종욱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후 대타 지석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NC가 흐름을 바꿔갔다. 대타 모창민과 대타 김성욱 카드도 성공, 순식간에 NC가 6-7로 LG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동현은 김종호에게 몸에맞는볼을 범해 2사 만루까지 몰렸다. 나성범을 몸쪽 낮은 패스트볼로 스탠딩 삼진 처리, 힘겹게 위기를 극복했으나 여러모로 찜찜한 마무리가 됐다.
만일 9회말 봉중근의 페이스 향상을 위한 등판이 없었다면, LG는 보다 편하게 승리했을지도 모른다. 만약은 없지만, 계획대로 몸을 푼 이동현을 9회말에 올렸으면, 어렵지 않게 경기를 마무리했을 확률이 높다.
양상문 감독은 취재진에 “마무리투수는 여전히 봉중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이동현이 마무리투수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봉중근이 페이스를 회복하면 봉중근에게 다시 마무리투수를 맡길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처럼 봉중근이 흔들려버리면, 불펜진 전체가 꼬여버리게 된다. 최악의 경우, 쉽게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내줄 수도 있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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