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기태(삼성)는 만년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다. 2006년 입단 당시 1억 원의 계약금을 받을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성장세는 느렸다.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 22차례 등판했으나 승리없이 1패 1홀드를 기록한 게 전부. 평균 자책점은 7.17.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승격 기회를 엿보고 있다. 27일까지 5차례 마운드에 올라 3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45. 그리고 10일 롯데전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 중이다.

양일환 퓨처스 투수 코치는 "투구할때 팔 각도를 높인 뒤 구위가 향상됐다. 그동안 타자들이 알고 칠 만큼 공이 밋밋했는데 팔 각도를 높인 뒤 공의 상하 움직임이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100개 이상 던져도 직구 구속은 140km 중반까지 나온다. 그리고 130km 중반의 슬라이더는 김기태의 주무기.
양일환 코치는 "커브와 같은 떨어지는 변화구를 장착하면 레파토리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구종 추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기태는 스플리터를 연마 중이다. 그리고 양일환 코치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순서만 기다린다고 기회가 오는 게 아니라 상대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프로 11년차가 된 김기태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1군에만 가면 뭔가 쫓기는 게 있는데 이젠 부담감을 떨쳐내고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다. 보직에 상관없이 내 공을 던지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언젠가 김기태는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김기태 감독님만 나오고 내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는 걸 확인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 이름도 검색하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야구를 잘 하자는 다짐을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직까지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 어느덧 서른에 가까운 나이가 된 김기태가 올해 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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