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 라이온즈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 모두 패하며 시즌 첫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선발진의 부진이 패인이었다.
1차전 기선 제압의 중책을 맡은 알프레도 피가로는 손아섭과 최준석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6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2패째. 앞선 4차례 선발 등판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 피가로는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당해내지 못했다. 직구 최고 157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지만 상대 타선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었다.
다승왕 출신 장원삼과 윤성환 모두 롯데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장원삼은 2차전서 1⅔이닝 7실점(7피안타(2피홈런) 1볼넷)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롯데 타자들의 물오른 타격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장원삼이 선발 등판해 2이닝을 채우지 못한 건 지난해 7월 23일 사직 롯데전 이후 처음이다.

삼성 선발진 가운데 가장 믿을만한 윤성환 또한 마찬가지. 이날 경기 전까지 3승 1패(평균 자책점 1.44)로 특급 선발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했던 윤성환은 7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7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시즌 2패째.
탄탄한 선발진은 삼성의 선두 질주의 원동력.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도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1일 수원 kt전 이후 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기도. 선발진이 정상 가동되니 마운드 운용에 이렇다할 어려움이 없었다. 류중일 감독 또한 "선발진이 잘 해주니 계투진도 덩달아 잘 던지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발진의 부진 속에 3연패에 빠졌지만 그래도 믿을 건 선발진 뿐이다. 삼성은 28일 대구 LG전에 차우찬을 선발 출격시킨다. 3연패 마감의 중책을 맡은 차우찬은 올 시즌 4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2승 1패(평균 자책점 3.91)를 거뒀다. 최근 분위기는 좋다. 차우찬은 11일 대구 KIA전(7이닝 2실점)에 이어 22일 마산 NC전(6⅔이닝 2실점)에서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2년간 전천후 투수로 뛰었던 차우찬은 선발진에 가장 늦게 합류했으나 올 시즌 활약상은 5선발 그 이상이다. 그동안 들쭉날쭉한 제구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10년 만에 제구력이 좋아진 느낌"이라는 게 차우찬의 말이다.
그는 "볼넷을 줄이면 실점이 줄어들고 투구수 조절에도 큰 도움이 돼 제구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항상 뒤에서 막아주는 선배들이 있어 든든하다. 누구보다 많이 믿고 마운드에서 내려와도 항상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 특히 선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선두 삼성은 선발진을 재정비하고 다시 한 번 연승 모드에 돌입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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