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도사 라인. 유격수로서 공격 능력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던 마리오 멘도사의 타율에서 기원한 용어다. 멘도사처럼 타율이 2할 언저리에 있을 때, 혹은 최하위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그렇다면 개막 한 달이 지난 KBO 리그에서 멘도사 라인에 걸쳐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4월 27일 현재 KBO 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는 선수는 총 60명이다. 이 선수들을 토대로 다양한 각도에서 ‘멘도사 라인’을 살펴봤다. 우선 2할 언저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총 네 명이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0.200), 나지완(KIA, 0.180), 정범모(한화, 0.153), 손시헌(NC, 0.104)이다.
네 선수 모두 공격에서 적잖은 몫이 기대됐던 선수들이다. 나바로는 삼성의 리드오프다. 올 시즌 벌써 9개의 홈런을 때려내긴 했지만 타율은 기대했던 것보다 못 미친다. 지난해 나바로의 타율은 3할8리였다. 다만 올 시즌 출루율이 3할5푼8리로 타율보다는 제법 높다는 게 위안이다. 나지완은 KIA 중심타선에서 가장 부진이 심각한 선수다. 타율은 그렇다 치고 홈런도 1개, 타점도 5개뿐이다. 특타까지 자청하며 애를 쓰고 있지만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정범모 손시헌은 각자의 팀에서 하위타선을 이끌어야 할 몫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어깨를 피지 못하고 있다. 정범모는 수비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손시헌은 개막 후 48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의 불명예를 썼다. 빼어나지는 않지만 지난해 2할9푼3리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공격력을 갖춘 선수라 더 의외였다. 다만 최근에는 점차 방망이에서 좋은 타구가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포지션별로 본 부진 선수는 누구일까. 각 포지션에서 40타수 이상을 소화한 선수를 대상으로 할 때 포수(정범모)와 유격수(손시헌), 2루수(나바로)는 이미 앞서 답을 설명했다. 공격력이 중요한 1루는 구자욱(삼성)이었다. 채태인의 부상 공백으로 중책을 맡았으나 타율은 1할9푼1리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3루는 이범호(KIA)로 타율이 2할6푼6리다. 다만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는 등 마냥 나쁜 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박석민(삼성)은 이범호보다 1리가 높은 2할6푼7리다.
좌익수는 LG의 간판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이병규(7번)이다.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병규는 좌익수 포지션으로 출전했을 때 2할3푼2리를 기록했다. 나지완은 좌익수로 나섰을 때 2할4푼의 타율이었다. 중견수는 조금 애매하다. 중견수 선발 출장만 놓고 보면 이대형(kt)이 2할9리로 가장 낮지만 이대형의 시즌 전체 타율은 2할5푼3리다. 그런 측면에서 중견수로만 뛴 이종욱(NC, 0.236)도 멘도사 라인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우익수로는 나지완이 1할5푼2리로 가장 낮았다. 손아섭(롯데)이 2할5푼으로 뒤에서 두 번째라는 점이 의외라면 의외. 지명타자 포지션은 홍성흔(두산)이 2할4푼으로 가장 낮았다. 다만 모두 능력이 있는 타자들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반등한다. 이들의 반격이 언제쯤 시작될지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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