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류현진의 복귀와 관련해 변수가 생겼다. 우완 투수 브랜든 매카시의 부상이다. 매카시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6회 팔꿈치 통증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덕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28일 MRI 검진결과 우측 팔꿈치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밝혀져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범경기 도중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부상자 명단에서 시작한 류현진은 그 동안 느리지만 꾸준한 재활속도를 보였다. 지난 8일 처음으로 캐치 볼을 시작한 후 ‘이틀 캐치 볼 – 하루 휴식’에서 ‘3일 캐치 볼 – 하루 휴식’과정을 거쳤다. 거리도 60피트, 90피트에서 120피트로 늘렸다. 3일 캐치 볼로 훈련 일정이 바뀐 후에는 캐치 볼 갯수도 70개를 유지했다.
27일에는 처음으로 불펜에서도 볼을 던졌다. 직구만 20개를 던진 제한된 불펜피칭이었지만 불펜 피칭에 앞서 캐치 볼 70개를 소화, 모두 90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처음 불펜 피칭을 소화한 다음 날인 28일에도 “어깨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예정대로 29일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불펜 피칭에서 보여준 제구 능력에 대해 매팅리 감독이 “깜짝 놀랐다”고 하면서 칭찬했다는 말을 전하자 담담하게 “(작년 어깨통증에서 회복 될 때 같이)그냥 처음 던진 불펜 피칭이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 류현진의 훈련내용이나 통증이 없는 어깨상태를 보면 아주 순조로운 경과를 보이고 있다. 급해진 팀 사정을 생각하면 ‘불펜 피칭 3,4회- 시뮬레이티드 게임 2회’ 정도 더 소화한 후 복귀해도 가능할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류현진의 복귀 결정이 ‘시급한 팀 사정’이 우선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저스는 그 동안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르기 보다는 부상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완벽하게 준비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재활을 진행했다. MLB.COM 역시 27일 류현진의 불펜 피칭 소식을 전하면서 ‘다저스가 류현진의 팔을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에서처럼 빌드 업 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이 때문에 복귀까지 구체적인 타임 테이블은 아직 모른다’고 보도했다.
다저스가 이런 재활방식을 선택한 것은 류현진의 통증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데다(LA 타임스도 이런 내용으로 보도했다) 최근 11개월 동안 3차례나 어깨 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칫 고질화하기 전에 완벽한 몸상태를 만들어서 복귀시키는 것이 류현진 개인과 구단 양측에 모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팀도 류현진과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이 빠진 상황에서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릴 만큼 큰 시련 없이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런 여건들이 모여 류현진의 느리지만 확실한 복귀프로그램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매카시가 빠지면서 다저스는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진에서 2명이 빠지게 된 모양새가 됐다. 그 동안 임시선발로 올렸던 선수들이 모두 괜찮은 구위를 보였고 다저스는 27일 샌디에이고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진 스캇 베이커를 팀에 잔류시켜놨다. 마이너리그에 있는 잭 리 등 임시 선발 후보들도 좋은 시즌초반을 보내고 있는 것도 비상 상황에서 비빌 수 있는 언덕이다.
하지만 임시는 임시이고 대체는 대체다. 5인 로테이션에서 두 자리가 이런 식으로 채워진다는 것은 여전한 불안 요소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류현진의 복귀를 서둘게 하는 큰 요인이 되지 않을까 솔직히 염려된다. 마운드에서 다시 싱싱하게 볼을 뿌리는 류현진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자칫 또 통증이 재발하는 것은 상상하기 조차 싫은 악몽이다.
류현진의 복귀 과정을 지켜보면서 본인도 답답해 할 만큼 느린 과정이었지만 초점이 완벽한 몸상태 만들기에 있는 것 같은 느낌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다저스가 처음의 기조를 유지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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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