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진 SK 야구, 위기 찾아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28 22: 21

기록상 성적만 놓고 보면 그다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승리가 잡히지 않는다. 요소요소에서 맥이 빠진 SK가 시즌 최다인 4연패 수렁에 빠졌다. 공·수·주에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
SK는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4회 4점을 내주며 재역전을 당한 것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6-8로 졌다. 지난 주말 한화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준 SK는 이로써 4연패를 기록했다.
사실 한화와의 원정 3연전 내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주포인 최정이 빠지고도 비교적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부진하던 앤드류 브라운이 장타를 터뜨리는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25일 경기에서의 끝내기 패배, 26일 경기에서 끝내 역전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28일 경기도 그랬다. SK는 중요한 순간에 흐름을 스스로 그르쳤다. 첫 번째 장면은 4회였다.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명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한 SK는 박재상이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쳐내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박재상이 3루로 뛰다 상대 중계 플레이에 잡히며 찬물을 끼얹었다. 3루 베이스 코치의 무리한 사인이었다.
동점을 만들었고 무사임을 고려하면 굳이 무리해 3루까지 뛸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뒷타자는 최근 감이 좋고 이날 1회에도 적시타를 쳐낸 브라운이었다. 공교롭게도 브라운은 곧바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쳐냈다. 결과론이지만 1점을 손해본 셈이 됐다.
두 번째 타이밍은 역전을 허용한 4회였다. SK는 3회까지 3실점을 기록한 선발 백인식을 일찌감치 교체했다. 빠른 불펜 투입으로 리드를 지켜가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의 구위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이종욱 지석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손시헌이었다. 왼손투수와 우타자의 대결이었다.
이왕 불펜 총력전을 벌인 것이라면 좀 더 빠른 투수교체도 가능했다. 몸이 덜 풀린 상황이었지만 이미 백인식을 빼면서 SK의 투입 순번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러나 고효준을 밀어붙였고 손시헌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고효준은 이후 김태군에게 2루타, 박민우에게 안타, 김종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1점을 더 허용했다.
6회에는 작전과 주루 미스가 아쉬움을 불렀다. 1사 후 박계현이 볼넷, 2사 후 이명기의 우전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SK 벤치는 이명기에게 2루 도루를 지시했다. 3루에 발 빠른 박계현이 버티고 있음을 생각하면 NC 배터리의 2루 도루를 사실상 쉽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애매한 위치에 버티고 있던 박계현을 발견했고 공이 3루로 이어지며 런다운에 걸린 끝에 이닝이 마무리됐다. 2사 상황이라 병살에 대한 의식이 필요 없었고 타석에는 이날 이미 2안타를 때린 박재상이 있었다.
그 외 4회 정상호, 7회 박계현, 8회에는 김성현의 실책이 나오는 등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박계현 김성현의 경우는 이미 1루 세이프가 유력한 상황에서 의욕이 앞선 끝에 공이 뒤로 빠졌다. 세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실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불안요소다. 힘이 빠진 SK가 그간 벌어놓은 승리를 까먹고 있다. 예상보다 일찍 위기가 다가왔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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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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