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추신수(33, 텍사스)에 대해 지금까지는 비교적 말을 아끼던 지역 언론의 비난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수 모두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분발을 촉구하는 동시에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조시 해밀턴(34)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기대하는 눈치다.
추신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20타석에서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종전 1할4리에서 9푼6리까지 떨어졌다. 1할대 타율마저 무너지면서 규정타석을 채운 메이저리그(MLB) 타자 190명 중 타율이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어떻게 설명하기가 힘든 부진이다. 스프링캠프 동안 몸 상태가 조금은 좋지 않았고 시즌 들어 등에 갑작스런 통증이 찾아온 게 원인이 될 수는 있다. 부상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 정도의 수준이 있는 타자가 이 정도 타율을 기록하는 것도 예외적인 일이다. 부상이 모든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팬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현지 언론 또한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감싸는 모습이다. 배니스터 감독은 28일 경기 후 댈러스모닝뉴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이미 기량이 검증된 프로페셔널한 타자”라면서 “이번 달은 추신수에게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우리는 그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믿음이 있다. 그에게는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는 가능성을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댈러스모닝뉴스는 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이어갔다. 부진한 타자를 계속 기용하는 것이 능사냐는 어투다. 댈러스모닝뉴스는 “경기 후 배니스터 감독의 코멘트는 믿기 힘들다”라고 논평하면서 배니스터 감독이 추신수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휴식 시간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28일 시애틀전을 예로 들며 “4타수 무안타에 주자가 있는 세 차례의 상황에서도 모두 실패했다. 그는 20타석 연속 무안타이며 올 시즌 52타석에서 타율이 9푼6리에 불과하다. 또한 그는 우익수 자리에서 형편없는(poor)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텍사스는 1400만 달러짜리 조각난(frazzled) 선수를 가지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4월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리그의 어떤 리드오프보다 뛰어난 활약이었다. 그러나 4월 22일 오클랜드전에서 주루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그 이후 추신수는 437타석에서 타율 2할1푼3리, 12홈런, 3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3을 기록 중”이라고 부진을 꼬집었다.
한편 댈러스모닝뉴스는 해밀턴의 영입이 도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해밀턴이 에인절스에서 부진하기는 했지만 심리적으로 편안한 텍사스의 환경, 타자친화적인 글로브 라이프 파크 등을 고려하면 영입비용(현금의 경우 약 700만 달러 추정)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신수가 이 난국을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 팬들과 현지 언론의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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