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자 6K' 남경호, 겁없는 두산 마운드 샛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29 06: 12

1차지명을 받은 신인 우완투수 남경호(19)가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고 출신의 우완 남경호는 1차지명을 받고 올해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명 당시 스카우트팀에서는 1군 진입까지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고3 때부터 보였던 빠른 성장세가 이어지며 개막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1군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미래의 선발 자원으로 평가 받았던 남경호는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불펜에서 선배들을 돕고 있다.
1군 데뷔전이었던 21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경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패전처리 임무를 수행하며 1⅓이닝 3탈삼진 퍼펙트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두 번째 등판인 26일 잠실 KIA전에서는 2-3으로 단 1점 뒤지던 8회초에 올라와 1⅓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등판 당시 상황이 말해주듯 남경호에 대한 팀의 믿음도 점점 쌓이고 있다.

이 2경기에서 2⅔이닝을 책임진 남경호는 9타자와 상대하는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고, 볼넷도 하나만 내줬다. 9명 중 8명의 타자를 만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데, 그 중 6개가 탈삼진이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지만, 처음 밟아보는 1군 무대에 긴장하기보다는 과감하게 가운데로 꽂아 넣으며 오히려 타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지난 28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남경호는 “열심히 던진다는 생각으로 했다. 처음 상대하는 것이라 위축되지 않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타자들이 못 봤던 공이라 내가 유리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험 많은 선수들과 같은 유려한 인터뷰 솜씨는 없었지만 신인다운 풋풋함이 묻어났다.
남경호는 새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1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경험이었다. “(퓨처스 팀) 스프링캠프 첫 경기 때 떨렸다. 대만에서 KIA 퓨처스 팀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던졌는데, 프로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라 긴장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보고 배웠다. 시범경기 때도 긴장했다. 그때 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남경호의 설명이다.
지난 2경기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빠른 투구 템포다. 남경호는 포수가 던져준 공을 받자마자 다시 홈 플레이트로 던지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에 대해서는 “(최)재훈이 형 리드대로 던졌다. 볼 배합을 잘 해주셨다. 원래 빠르게 승부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슬라이더는 결정구로 쓰는 공이기도 하지만,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남경호는 “주 무기는 슬라이더인데,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 마운드는 강해졌다. 이제는 기다리던 노경은도 돌아왔고, 그가 복귀하기 전에 남경호라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기도 했다. 지금도 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신인다운 패기 넘치는 피칭이 최대 장점인 남경호가 있어 두산 마운드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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