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다음에는 기회, 야구의 오래된 격언이다. NC가 이와 같은 진리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기 시작했다.
NC는 지난 28일 문학 SK전에서 8-6으로 승리하며 최근 2연패를 끊었다. 이 승리는 NC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5연속 루징시리즈로 고전한 NC는 설상가상 마무리 김진성마저 종아리 부상으로 최대 6주를 빠지게 되며 시즌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팀 상황에서 마무리까지 부상으로 전열 이탈하며 NC의 행보가 가시밭길처럼 험난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진성의 부상 이후 첫 경기였던 28일 SK전에서 투타의 집중력을 앞세워 역전승,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선발 이태양이 3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강판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최금강(2이닝)-홍성용(⅔이닝)-이민호(1⅓이닝)-임창민(1⅓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역투하며 승리를 지켰다. 특히 김진성 대신 새롭게 마무리를 맡은 임창민이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NC 김경문 감독도 "이태양이 5회를 넘기길 바랐지만 승리를 잡기 위해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불펜이 김진성의 빈자리를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임창민도 "김진성이 없어도 팀에서 다른 투수들을 믿고 내 몫만 하자고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이 돋보였다. 4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하위 타선에서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할4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60명의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뜻밖의 한 방과 멀티히트로 폭발했다.
손시헌 역시 올 시즌이 그에게는 큰 위기였다. 수비는 변함없이 안정적이지만 심각하게 맞지 않는 방망이 문제로 마음고생이 컸다. 48타석 연속 무안타로 KBO 불명예 기록까지 세웠지만 위기 뒤 기회라는 말처럼 반등할 시점이 왔다. 최근 10경기 타율 2할4푼2리 1홈런 10타점 활약이다.
손시헌은 "기다리고 버티다보면 좋은 흐름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팀은 순위 싸움에서 밑에 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선수단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마음이 한 곳에 단단히 모여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위기이지만 야구라는 게 찬스가 있다. 선수들도 이 상황에선 뭉쳐서 긴장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위기를 기회로, NC가 야구의 진리를 확인시켜줄 때다.
waw@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