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돕는 한화, 단비와 함께 6년만에 3위 점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29 06: 03

"우리는 하늘이 도와줘야지".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주말 이렇게 농담을 툭 던졌다. 김 감독은 "우리는 하늘이 도와줘야 한다. 이기고 지고 비, 이기고 지고 비, 이렇게 가야 한다"며 "선수들이 연습하지 말고 기우제를 지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휴식이 필요할 때 내린 '단비'의 덕을 봤다는 뜻이었다. 
지난 28일 광주 KIA전이 우천 연기된 뒤에도 김 감독은 "1년을 전체로 본다면 팀의 운이라는 게 있다. 적당히 비가 온 점도 있었다"고 했다. 4월 일정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우려된 한화였지만, 적절할 때 내려준 비가 전열을 정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실제로 한화는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5차례 우천 연기가 있었다. 홈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1일 대전 두산전을 시작으로 4일 마산 NC전, 16일 대전 삼성전, 19일 대전 NC전에 이어 28일 광주 KIA전까지, 3~4월에만 벌써 5차례의 우천 연기가 결정됐다. 
한화로서는 반가운 비였다. 3일 마산 NC전에서 7명의 구원투수를 쓴 다음날 비 덕분에 불펜을 아꼈다. 17~18일 대전 NC전에는 필승라인 박정진과 권혁이 연이틀 등판하며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 19일 경기가 우천 연기, 월요일까지 이틀을 확실하게 쉴 수 있었다. 
28일 광주 KIA전 우천 연기도 최근 3연승을 고려하면 아쉬운 비가 될 수 있지만, 덕분에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를 제 순서에 낼 수 있게 됐다. 당초 28일 선발은 유창식이었지만, 왼쪽 햄스트링 통증에서 회복된 탈보트가 29일 경기 선발로 나선다. 유창식을 당분간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며 마운드 운용에도 여유가 생겼다. 
시즌 12승10패를 마크하고 있는 한화는 28일 롯데가 목동 넥센전에서 4-8로 패배하며 가만히 앉아서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4월 20경기 후 순위 3위는 지난 2009년 4월30일 이후 무려 6년만의 일이다. 일수로는 2191일만의 사건이다. 매년 이맘때 하위권에 처져있었지만 올해는 어느새 3위까지 순위가 점프했다. 물론 공동 4위 그룹과 승차없는 3위이지만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
아울러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4월을 5할 승률로 마쳤다. 이 역시 2009년(10승9패1무) 이후 6년 만이다. 한화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4월까지 5할은커녕 4할 승률도 도달하지 못했다. 지난 5년간 3~4월 성적이 33승76패2무 승률이 3할3리로 시작부터 크게 뒤처졌다. 4월 순위도 7-8-8-8-8위였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부상선수들의 공백으로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잡을 경기는 확실하게 잡으러 들어가는 '전력투구' 승부수로 4월 5할대 승률을 맞췄다. 여기에 필요한 때마다 적절하게 비를 내려준 하늘의 도움까지 있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한화에게 행운이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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