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벌어진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이하 프로리그)' 2라운드 결승전서 CJ가 한지원의 역스윕 못지 않은 3킬 활약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라운드체제로 개편된 이후 첫 우승으로 한지원은 마지막 주자라는 부담감에도 이병렬 조성호 조성주 등 난적들을 차례대로 제압하고 팀 우승을 견인했다.
CJ 팬들과 진에어 팬들의 환호와 실망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CJ 팬들의 환호가 열렬했던 이유는 김동우 전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 2012년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2'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적 있는 CJ는 그동안 프로리그서 KT SK텔레콤에 밀리면서 우승권에 근접한적이 없기에 더욱 더 값진 우승이었다.
한지원의 활약으로 우승한 CJ를 지켜보면서 문득 떠오른 한 명의 인물이 바로 지난해 9월 30일 CJ 스포츠단을 퇴사한 서지훈이다. CJ의 전신인 G.O시절부터 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그는 공군 에이스 제대 후 코치를 거쳐 2011년말 CJ 그룹에 입사에 사무국으로 프로게임단을 지원해왔다.

사무국으로 활동했지만 현역 시절 '퍼펙트 테란'으로 불리울 정도로 센스가 탁월했던 서지훈. 이번 CJ의 우승은 '퍼펙트 테란' 서지훈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LOL 최고 인기팀인 아주부 프로스트와 아주부 블레이즈를 CJ로 영입하는 수완을 발휘했던 그의 마지막 작품이 바로 한지원이기 때문이다.
한지원은 지난 프로리그 2014시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IM에서 CJ로 이적했다. 당시 IM을 떠나 안정적인 환경의 팀을 물색하던 한지원과 취약라인인 저그진영의 보완을 위해 선수를 찾던 CJ의 접점이 일치했다. 한지원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던 서지훈은 한지원의 합류를 팀에 강력하게 건의하면서 영입을 성사시켰다. 이적료 문제로 한지원의 영입은 무산될 수 있었지만 서지훈은 선수와 팀의 장래를 생각해 강동훈 IM 감독을 설득시키면서 이적료 한 푼 없이 한지원을 팀에 앉히는데 성공했다.

한지원의 합류로 인해 CJ는 포스트시즌서 SK텔레콤과 맞대결서 3-4로 패했지만 명승부를 연출했다. 저그전에 취약했던 김정우와 신동원이 어윤수, 김민철을 각각 꺾으면서 한지원 영입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5시즌 직전 김정우 신동원이 팀을 떠났지만 한지원은 결국 팀의 프로리그 2라운드 결승전서 역 3킬이라는 역대급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라운드 첫 우승을 일궈냈다. CJ의 프로리그 2라운드 우승은 '퍼펙트 테란' 서지훈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