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외국인 홈런왕, 탄생할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29 14: 12

4월 KBO 홈런 레이스가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다. 외국인 쌍두마차에 토종 타자들이 도전장을 내던지는 형국이다. 
29일 현재 KBO리그 홈런 1위는 NC 에릭 테임즈와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 두 타자 모두 나란히 9개의 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1위 자리를 놓고 홈런을 주고받았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테임즈와 나바로, 양강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후 외국인 타자가 홈런왕을 차지한 것은 지난해까지 17년 시즌 중 2번밖에 없었다. 1998년 첫 해 OB 타이론 우즈(42개), 2005년 현대 래리 서튼(35개)이 유이한 외국인 홈런왕으로 남아있다. 외국인 투수 쏠림 현상으로 2012~2013년에는 외국인 타자가 한 명도 뛰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외국인 타자 도입과 함께 홈런 레이스도 새로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52개의 대포를 터뜨린 박병호가 3년 연속 홈런왕으로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KBO리그 데뷔 첫 해부터 테임즈와 나바로가 각각 37개와 31개로 3위·5위에 올랐다. 2년차 시즌 들어선 초반부터 홈런레이스를 주도한다. 
하지만 토종 타자들도 야금야금 추격전을 전개 중이다. 넥센 유한준이 벌써 8개 홈런을 폭발시키며 전체 3위이자 토종 타자로는 1위에 올라있다. 부상으로 4경기를 빠졌지만 복귀 2경기 만에 다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식지 않은 파워를 뽐내고 있다. 유한준이 4월까지 홈런 8개를 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여기에 전통의 강자, 삼성 최형우가 홈런 7개를 터뜨리고 있다. SK 앤드류 브라운, 롯데 황재균과 함께 나란히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 3년간 홈런왕을 독식했던 넥센 박병호도 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공동 7위로 여전히 추격권에 자리하고 있다. 불혹의 국민타자 이승엽도 6홈런으로 공동 7위다. 
그렇다면 4월 홈런왕은 얼마나 의미 있는 기록일까.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보면 4월까지 홈런 1위는 LG 외국인 타자 조쉬 벨. 4월까지 홈런 8개로 이 부문 1위였다. 2위가 박병호와 테임즈로 나란히 6개를 치며 공동 2위. 결과적으로 벨은 시즌 중 퇴출됐고, 박병호-테임즈가 홈런 1~2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SK 최정이 홈런 7개로 4월까지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2위가 KIA 최희섭과 넥센 이성열의 6개. 그러나 시즌을 마쳤을 때는 4월까지 홈런 4개였던 박병호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정이 박병호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최희섭과 이성열은 순위권 밖이었다. 4월 홈런 1위가 홈런왕은 아니었다. 
테임즈와 나바로가 시즌 초반 좋은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지만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2005년 서튼 이후 10년 만에 외국인 홈런왕이 탄생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waw@osen.co.kr
테임즈-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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