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센터 이종현(21, 고려대)에게 대학리그 무대는 너무 쉽다.
대학최강 고려대는 29일 안암동 화정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 남녀 대학농구리그서 명지대를 95-47로 꺾고 7연승 무패행진을 달렸다. 패한 명지대는 6연패의 늪에 빠졌다.
고려대는 이종현, 강상재, 문성곤, 이동엽, 최성모가 베스트5로 나왔다. 포지션별로 대학최강이라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종현의 덩크슛으로 포문을 연 23-6으로 앞선 고려대는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명지대는 이미 싸우기 전부터 전의를 상실했다.

이종현은 1쿼터 종료 50초를 남기고 최성모가 올려준 공을 앨리웁 덩크슛으로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종현은 16분 42초만 뛰고 1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1쿼터에만 10점을 폭발시켰다.
최근 우수선수 자원이 적어지고 그나마 명문대에 쏠리면서 대학리그의 전력불균형이 심하다. 고려대는 마치 고교농구와 대결하는 듯 보였다. 명지대 센터를 본 주긴완은 196cm에 마른 체형이었다. 포워드인 그가 애초부터 이종현을 막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고려대 가드들이 명지대 센터보다 몸이 좋으니 몸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2쿼터부터 주전들을 빼고 출전시간을 조절해줬다. 고려대의 후보로 나온 김낙현, 전현우 등도 기량이 출중했다.
이종현은 존재자체가 사기였다. 그는 첫 득점부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덩크슛을 터트렸다. 자리를 못 잡아도 신장으로 리바운드를 따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이종현은 점프슛을 쏠 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 공식 경기지만 이종현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이종현에게 한 수 가르쳐줄 선수는 국내대학에 없었다.
이종현은 오는 6월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명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은 본인도 안다. 이종현은 7월 NBA 서머리그 참가를 노린다.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내야 서머리그 초청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종현은 "드래프트서 지명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안다. 드래프트에 참가해야 서머리그서 뛸 기회가 주어진다. 미국에서는 4번을 봐야 한다. 점프슛 등의 기술을 더 갈고 닦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에는 206cm인 이종현과 겨룰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운동능력과 체중, 몸싸움이 모두 뒤지는 이종현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국내무대가 좁은 이종현이 더 큰 무대를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