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빴던 6회, 대타만루포로 끝난 쌍방울 사제대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4.29 21: 41

숨가빴던 6회는 대타만루포로 엇갈렸다.
KIA는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0-3으로 끌려갔으나 이홍구의 대타만루홈런 등 모처럼 타선의 집중력을 과시하며 9-4로 승리했다. 김기태 감독은 쌍방울 시절 스승이었던 김성근 감독과의 첫 대결에서 웃었다.
한화는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한화가 1회 밀어내기로 선제점을 뽑고 3회 김경언의 솔로포와 송광민의 적시타로 두 점을 보태 3-0으로 앞서갔다. 한화 선발 미치 탈보트도 3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쳐 한화가 승기를 잡는 분위기였다.

반격에 나선 KIA가 4회 공격에서 상대 외야수의 수비실수와 집중 6안타를 묶어 대거 5득점,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한화는 5회초 김회성의 좌월 솔로홈런을 앞세워 한 점차로 추격했다. 후반승부는 미궁에 빠졌다.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승부처는 6회였고 양팀 벤치는 부산하게 움직였다. 최희섭과 이범호가 나란히 안타를 날렸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포수 정범모를 빼고 이날 처음으로 1군에 등록한 조인성에게 마스크를 맡겼다.  그러나 잠수함 투수 정대훈이 김다원의 몸을 맞혀 만루위기에 빠졌다.
정대훈은 이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 숨을 돌렸다. 그때서야 김기태 감독은 3루주자 최희섭을 빼고 고영우로 바꾸었다. 한 점만 더해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의중이었다. 다음타자 이호신 타석이 되자 김성근 감독은 좌완 유창식을 맞불을 놓았다. 전날 유창식을 선발투수로 예고했으나 비로 취소되자 이날을 위해 대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고 대타 이홍구를 내세웠다. 힘이 있는 만큼 안타가 아니더라도 외야 뜬공을 쳐달라는 의중이었다. 그러나 이홍구는 유창식의 몸쪽 낮은 4구 직구를 걷어올려 115m짜리 좌월 만루포를 날렸다. 사실상 승부를 마감짓는 한 방이었다.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쌍방울 시절 사제지간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치밀한 지도아래 김기태 감독은 간판타자로 쌍방울 전성시대를 함께 이끌었다. 김기태 감독이 1998시즌을 마치고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두 사제는 헤어졌고 무려 17년만에 감독대 감독으로 조우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전 "(김기태 감독이) 선수때는 훈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선수들은 훈련을 많이 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김기태 감독은 "아주 엄하셨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감독으로 만나 경기를 할 수 있어 정말 기대가 된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숨가빴던 6회에서 파열음을 냈고 첫 대결은 제자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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