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전력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kt wiz를 이끄는 조범현 감독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kt는 3승 21패로 선두 두산에 12.5경기 뒤진 최하위다. 9위 NC와의 격차도 7.5경기에 달한다. 베테랑 장성호, 기대를 모았던 김사연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게 된 것은 물론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까지 옆구리 통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선발 라인업을 꾸리기도 쉽지 않다고 할 정도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대거 1군 엔트리에 들어와 있다. 그 중에는 아직 1군에 올라오기는 이른 선수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조 감독 역시 2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심우준, 안중열, 배병옥, 김민혁 같은 선수들은 여기서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은 퓨처스리그에서 매일 경기를 하며 경험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물론 1군에서 경기를 뛰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지 않겠냐는 반박도 가능하겠지만, 선수는 좀 더 자신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줄 수 있고 현재 기량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곳에서 뛸 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지도자들의 견해다. 분명 좋은 재목들이기는 하지만, 아직 1군에 올라올 때가 아님에도 팀 사정에 의해 이른 시기에 1군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조 감독의 의견이다.
단순히 경험이 적다는 것 외에도 아쉬운 점들이 조 감독의 눈에는 들어온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너무 조용하고 착하다”며 조 감독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어리다 보니 하드웨어가 기존 선수들에 비해 갖춰지지 않은 선수들도 많았고, 이런 부분 역시 조 감독에게는 걱정거리였다.
트레이드나 구단 지원을 통해 메워야 할 구멍이 누가 보기에도 많다. 조 감독 역시 “필요한 부분이 요소요소에 많다”며 이러한 의견에 동의했다. 부상자가 많은 타선은 물론 마운드까지 모든 면이 약점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단적으로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중심타선을 이뤘던 박경수-김상현-윤요섭의 지난해 타수를 합해도 310타수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1군에서 많이 출전하지 못하던 선수들이 현재 kt의 라인업에 포진해 있다.
언제든 마운드에 내놓을 수 있는 필승카드도 장시환 하나다. 조 감독은 “장시환은 앞서고 있으면 4회 정도에도 나올 수 있다. 중간에 나오는 선발 같은 투수다”라고 평했다. 선발이 아님에도 9경기에서 20⅓이닝을 던지며 불펜을 지탱하고 있는 장시환은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으로 좋다. 피안타율 1할8푼8리, WHIP 1.18로 투구 내용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장시환을 제외하면 한 이닝을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28일 경기에서도 2-3으로 1점 뒤지던 6회말 선발 정대현에 이어 나온 이성민과 심재민이 2점을 헌납하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필승조 겸 추격조로 분류되고 있는 이들이 접전에서 발판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조 감독으로서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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