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4번' 나지완 운명, 벤치멤버 or 2군행?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30 06: 02

KIA 타이거즈가 최근 경기에서 연패에 빠지지 않으며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전 기대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4번 타자 나지완(30)의 타격감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과연 김기태 감독은 ‘100타석’을 넘어선 나지완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일 수 있을까.
KIA는 29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0-3으로 뒤진 경기를 뒤집으며 9-4로 역전승했다. 시즌 12승 12패로 5할 승률이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에선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3번 브렛 필은 이날도 2안타를 기록하며 황재균(롯데)과 함께 13 차례로 리그에서 멀티히트를 가장 많이 때린 선수가 됐다. 또한 최희섭이 3타수 2안타 1타점, 이범호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4회 결정적인 점수도 상위 타선에서부터 나왔다. 팀이 0-3으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 최용규가 우전안타, 필이 좌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나지완이 3루 땅볼로 타점을 올리지 못했으나 최희섭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 이범호가 2타점 중전안타를 날리면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KIA는 이후 1사 1,2루서 이성우가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 역전에 성공했다.

최희섭과 이범호는 6회말에도 연속안타로 출루하며 이홍구의 만루 홈런에 발판을 놓았다. 하지만 4번 타자 나지완은 여전히 침묵했다. 이날 2회말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4회말 무사 1,3루에선 3루 땅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5회엔 루킹 삼진으로 아웃된 후 6회 수비에서 김호령과 교체됐다. 김기태 감독은 부진한 나지완을 두고 “100타석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 한 바 있다. 그리고 나지완은 딱 100타석을 채운 타석 이후에 교체된 것이다.
나지완은 현재까지 타율 1할7푼4리 1홈런 5타점으로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득점권 타율도 9푼7리로 시즌 타율보다 좋지 않다. 지난해를 본다면 나지완의 페이스가 빨리 올라오는 편은 아니다. 나지완은 지난해 4월까지 타율 2할3푼8리 2홈런 11타점 득점권 타율 2할 5푼을 기록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지완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100타석을 채운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반등했다.
그는 지난해 5월 1일 광주 SK전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해 2루타 2개를 포함해 3안타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100타석 째를 맞이했다. 이후 나지완은 5월 한 달 간 4할2푼4리(리그 1위) 7홈런 27타점으로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났다. 득점권 타율 역시 같은 기간 4할2푼9리로 좋았다. 그리고 시즌 타율 3할1푼2리 19홈런 79타점을 마크했다. 시작은 불안했지만 제 몫을 해준 셈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100타석을 채운 시점에서도 타격감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나지완은 경기 도중 대수비로 교체됐다. 100타석까지 지켜보겠다는 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경기 중반 한 점차에서 교체한 것은 감독이 모종의 조치를 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계속 믿음을 주기에는 부진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나지완에 대한 처방의 방향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아예 엔트리에서 빼는 2군행이 있다. 심기일전의 시간을 주어 반전의 실마리를 찾으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타순 조정. 중심타선에서 여유있는 하위타선으로 이동이다. 세 번째는 벤치멤버이다. 대타로 나서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다. 과연 코칭스태프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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