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낸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FC바르셀로나의 '듀오' 이승우(17)와 백승호(18)가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U-18)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수원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첫 경기서 후반 이동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우루과이 U-18을 1-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내달 1일 벨기에와 2차전을 벌인 뒤 3일 프랑스와 최종전을 치른다.
바르사 듀오의 발끝에 관심이 모아졌던 한 판이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축구 명문 대동초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일찍이 바르사 유스 팀에 입단해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이후 연령별 대표팀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우루과이전은 국내 팬들에게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둘의 출발선은 달랐다. '아우' 이승우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고, '형님' 백승호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이승우는 후반 17분까지 62분을 뛰었다. 백승호는 후반 27분 그라운드를 밟아 18분을 소화했다.
많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공식 경기가 그리웠던 둘에겐 매우 의미가 있었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바르셀로나가 유소년 이적 규정 위반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올해까지는 소속팀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경기 감각을 살리려는 안익수 감독의 배려로 한 살 위 형들과 대회에 참가한 이승우는 수장의 믿음과 기대에 보답했다. 연신 번뜩이는 드리블 돌파와 패스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볼터치는 간결했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특히 전반 35분 수비수 3명을 따돌리는 35m 폭풍 질주는 자신이 우상이라고 밝힌 리오넬 메시(28, 바르셀로나)를 연상케 했다.
후반 막판 투입된 백승호도 짧은 시간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로 다소 막혀있던 안익수호의 공격 물꼬를 시원하게 텄다. 경기 종반 자로 잰 듯한 로빙 패스는 그의 장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박스 근처에서 볼을 끌다 한 차례 뺏긴 것을 제외하곤 합격점을 받을만했다.
보완점도 남겼다. 이승우는 동년배가 아닌 이들과 충돌하느라 피지컬과 몸싸움에서 밀렸다. 둘 모두 개인 기량은 출중했지만 발을 많이 맞춰보지 않은 터라 동료들과의 호흡에서 삐걱대는 모습도 보였다. 안 감독도 경기 후 "(이)동준이나 (임)민혁이는 러시아 초청대회에 같이 간 선수다.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은 (백)승호나 (이)승우보다 원활할 수 있다. 현재는 팀웍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둘 모두 실전을 오래 쉬다 보니 경기 감각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안 감독은 "훈련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 첫 경기서 드러났다. 예견됐던 상황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이번 명단에 호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까닭이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 낼 만큼 번뜩임을 선사했다. 향후 더 나은 내용과 결과를 선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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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위)-백승호 / 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