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치르면서 악재는 항상 나올 수 있는 법이다. 그 악재를 잘 버티느냐에 따라 강자와 약자가 구분되곤 한다. 마무리투수의 부상 이탈이라는 큰 위기를 맞이한 NC가 이 위기를 버텨낸다면 진짜 강호로 한걸음 도약할 수 있다.
NC는 올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은 편이다. 23경기에서 10승13패(.435)를 기록 중이다. 최하위 kt를 제외하면 5할 승률을 거두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여기에 악재가 겹쳤다. 팀 마무리투수인 김진성이 부상으로 5~6주 정도는 전력에서 빠진다. 26일 마산 LG전에서 공을 던진 뒤 다음 동작을 이어가다 종아리 근육이 부분 파열됐다. 올 시즌 세이브 숫자(3세이브)가 적을 뿐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던 김진성이다. 팀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NC는 임창민을 임시 마무리로 투입하며 버티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임창민은 첫 마무리 등판이었던 28일 인천 SK전에서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8-6으로 앞선 9회 2사 후 1,3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박정권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자신감으로 이어질 법하다. 하지만 NC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김진성의 공백은 어떤 식으로든 나타날 공산이 크다. 임창민이 잘 한다고 해도 중간이 약해지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NC는 1군 진입 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김경문 감독의 조련, 구단의 깔끔한 운영이 맞물린 쾌거였다. 하지만 한 시즌 가을야구를 했다고 해서 강호가 된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오히려 3~4년 정도 꾸준한 성적을 내야 리그에서 인정을 받는 강팀으로 거듭난다고 할 수 있다. “2015년이 NC의 진정한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리고 김진성의 부상으로 그 시험지의 난이도는 더 높아졌다.
어느 누가 김진성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전체가 잘 뭉쳐 이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마무리의 부재 숙제를 꼭 불펜투수들이 풀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때로는 선발투수들이 든든하게 경기를 이끌어나갈 수도 있다. 때로는 타선이 폭발해 마운드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도 있다. 어느 한 부분에 치중하지 않는 유기적인 흐름 속에서 강호는 만들어진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김경문 감독도 얼굴 표정이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 오히려 선수들이 뭉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애써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뭉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진성이 빠진 상황에서의 첫 경기였던 28일 SK전은 그 가능성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선발 이태양이 고전했지만 불펜투수들이 좋은 모습으로 실점을 막았다. 타선은 마운드가 버티는 사이 점수를 뽑아내며 분전했다. 어느 한 부분의 문제점을 다른 선수들이 보완하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런 승리가 쌓일수록 NC는 강해질 수 있다. 그런 토대와 자신감 속에 김진성이 돌아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앞으로 6주, NC의 행보에 우려와 동시에 기대감도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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