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악몽이 반복되는 것일까.
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2)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탈보트는 지난 29일 광주 KIA전에서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1승)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은 7.66까지 치솟았다. 규정이닝을 채운 30명의 투수 중에서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이날 탈보트는 3회까지 볼넷 하나 내줬을 뿐 안타없이 무실점 노히터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4회에만 6개의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좌익수 송광민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이닝에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은 전혀 1선발답지 않았다.

탈보트는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넥센과 시즌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 퀄리티 스타트했고, 2일 대전 두산전에서 5이닝 무자책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올릴 때만 하더라도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4경기 승리 없이 2패만 안은 채 평균자책점 12.00이다.
최근 4경기에서 탈보트는 5이닝을 넘긴 게 1경기뿐이다. 그마저도 지난 18일 대전 NC전에서 5⅓이닝만 던졌다.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1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여기에 햄스트링 통증으로 로테이션도 한 번 건너뛰었다. 에이스 투수답지 않게 지구력,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
탈보트는 2012년 삼성에서 25경기 14승3패 평균자책점 3.97로 활약한 바 있다. 당시 승률왕에 오를 정도로 안정된 투구를 펼쳤지만 삼성의 안정된 수비와 화끈한 타선 지원 덕을 많이 받았다. 한화에 와서 타선 득점지원은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지만 수비에선 크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탈보트가 에이스라는데 있다. 김성근 감독은 탈보트를 투두고 '기둥 투수'라는 표현을 썼다. 기둥이라면 쉽게 무너지지 않아야 하는데 탈보트는 그렇지 않다. 특히 득점권 피안타율이 4할6리인 것에서 나타나듯 위기에 약하다. 최근 3경기 연속 한 이닝에 7실점-3실점-5실점으로 빅이닝이 너무 잦다.
한화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이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 중이지만 특급 수준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1선발 탈보트마저 등판을 거듭할수록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두 투수 모두 이닝이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 불펜의 부담이 큰 한화에게는 치명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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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