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딜레마, 송광민-김회성 공존법 찾아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30 06: 03

"오더를 잘못 짰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지난 29일 광주 KIA전에서 패한 뒤 남긴 말이다. 8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송광민이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역전 실마리를 제공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군 복귀 첫 경기에서 송광민은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도 웃지 못했다. 한화도 4-9로 패하며 연승이 끊겼다. 
송광민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주포지션인 3루는 물론 외야 수비까지 겸업했다. 2차 오키나와 캠프 막판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좌익수로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김성근 감독도 "송광민이 생각보다 외야 수비를 잘한다"며 흡족해 했다. 송광민의 외야 연착륙과 함께 3루수 김회성 카드도 굳힐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 때부터 김회성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송광민의 외야 실험이 어느 정도 진전된 뒤로는 주전 3루수에 대한 고민을 지웠다. 김 감독은 "김회성이 주전 3루수를 해야 한다. 이제는 해줄 때가 됐다"고 믿어보였다. 좌익수 송광민과 3루수 김회성으로 두 선수의 공존 방법을 찾았다. 
시즌 초반 김회성이 적응기를 거친 뒤 3루수로서 공수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송광민이 이날 KIA전에서 나타났듯 외야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시즌 전 스스로도 걱정한 야간 경기에서 타구 판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식 기록된 실책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 실수가 되고 말았다. 
송광민은 지난해 시즌 초반 유격수로 나오며 수비에서 굉장한 애를 먹었다. 당시에도 김응룡 전 감독이 3루수 김회성을 키우기 위해 송광민을 유격수로 썼다. 그러나 송광민이 실책 남발로 수비가 안 되고, 김회성이 부상을 당하면서 공존 방법이 깨졌다. 이후 송광민이 주전 3루수로 돌아와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골든글러브 후보까지 이름을 올릴 정도로 좋았다. 김회성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백업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도 김회성의 가능성을 확인하고는 송광민의 포지션을 이동시켰다. 이번에는 유격수가 아니라 좌익수. 과거 외야수도 뛴 송광민의 경험을 살리기 위함이었다. 송광민과 김회성 두 선수를 동시 활용해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은 누구도 외면하기 어렵다. 최근 김회성도 장타력을 살린 타격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선수를 동시에 라인업에 넣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날처럼 수비에서 마이너스를 감수해야 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송광민이 좌익수로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이지만, 시즌 중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계속 기용하는 것은 어렵다. 김성근 감독이 송광민-김회성 공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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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민-김회성. 광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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