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인터뷰] '신기한 녀석' 김경언, 늦게 핀 꽃 이야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4.30 13: 00

김경언. 33살. 벌써 입단 15년째. 그동안 무엇을 했던 것일까? 부산사나이가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타격 재능은 있었다. 그러나 체력도, 수비력도,  멘탈도 약했다. 주전이었지만 주전 같지 않는 타자. 성장하지 못하는 야구로 버티다 2010년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됐다. 기회는 왔지만 한화에서도 비슷한 시간을 보내다 2014년 타율 3할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처음이었다. FA 자격을 얻어 3년 8억5000만원을 챙겼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을 만나더니 뜨거운 개막 한 달을 보내고 있다. 4월 29일 현재 타율 3할6푼1리(4위), 3홈런, 15타점. FA 가성비 1위의 강한 3번타자로 거듭난 김경언을 보는 눈도 달라졌고 별명도 달라졌다. 갓경언! 야구, 아니 인생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고 있는 그를 만났다. 
 -입단 15년째에 34살의 나이에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처음 받는 관심이라서 좋다. 계속 더 잘하고 싶다.내 이름 앞에 갓경언이라고 말하다니, 너무 기분이 좋다. 일단은 타이밍이 잘 맞은 것 같다. 작년에는 어떻게 해서 3할은 쳤는데 올해는 (포지션과 주전여부가) 어떻게 될 지 몰랐다. 김성근 감독님이 오셔셔 기회도 많이 받고 그랬다.

-작년 첫 타율 3할에 성공했고 FA 계약도 했다
▲입단할때부터 체력이 문제였다. 개막 초반이나 며칠 바짝 좋았다가 체력 떨어지면 부진해서 타율이 밑으로 내려갔다. 이것을 최대한 보완하고 체력운동 많이 하면서부터 성적이 유지가 됐다.FA는 김성근 감독이 오셨는데 성적이 더 좋을 것 같아 1년 미뤘다가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음 편하게 하고 싶어서 FA 선언을 했다. 오히려 이것이 잘됐다. 
-주변에서 많이 진중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어릴때는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무조건 했다. 나만의 것은 없었다. KIA에 입단해서는 김성한 감독이 기회를 많이 주었다. 못하는데도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때 잘했어야 했다. 안일한 생각을 했다. 경기는 계속 나가니까 절박감도 없었고 자기 관리 등 생각도 못했다. 나이가 들다보니 조금씩 야구도 보이고 몸관리를 잘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솔직히 나이 먹고 김태균과 정근우랑 함께 운동하는데 레벨이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쪽 팔렸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결국은 야구는 체력과 자기관리인데
▲요즘은 몸관리에 철저히 하면서 체력을 최대한 많이 끌고 가려고 노력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일찍 자고 좋은 것도 많이 먹으러 다닌다. 어떻게보면 대단히 단순한 것인데 젊었을때는 이것이 힘들었다. 야구를 잘하면 잘한다고 술마셨고 못하면 못한다고 술마셨다. 이제라도 이것을 알아서 다행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할말이 많을 것 같다
▲젊을때 관리를 잘해야 한다. 나도 어릴때 이런 말을 많이 들었지만 한 귀로 흘렀다. 나이를 먹다보니 이제야 와닿았다. 다시 돌아간다면 야구에 푹 빠져서 해봤으면 좋겠다.
-결혼도 좋아진 비결이 아닌가?
▲결혼하면서 생각이 컸다. 와이프(엄수원씨)가 내조를 너무 잘해준다. 애들(권률, 동률)을 보다보면 더욱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전에는 운동에 너무 많이 소홀했다. 운동이 중요한 것을  몰랐다. 결혼하면서 책임감이 생기고 야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이 느꼈다. 성적이 좋아지면 주변의 관심이 좋았고 더욱 잘하려고 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웃기도 한다.
-타석에서 예전과는 다른 끈질김이나 노림수가 좋아졌다
▲예전에는 타석에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상대 투구의 코스는 물론 투수가 뭘 던지는지 노림수 없이 맹목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노림수를 갖고 상대 투수들의 스타일을 꾸준히 적립하고 있는데 이것이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타구가 나온다. 작년 초반에는 기회를 못받았다. 저 폼으로 어떻게 치냐는 평가를 받았고 시즌을 시작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때부터 투낫싱(0-2)을 먼저 먹어도 맞추려고 하다보니 끈질김도 많이 생겼다.
-앞으로 목표나 희망이 있다면
▲나는 다치지 않았으니 오래는 할 것 같다. 뼈가 부러지지는 않고 특별한 부상도 없었다. 종아리 근육 찢어진 정도였다. 욕심은 없다. 지금처럼만해도 고맙고도 고맙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전경기 나가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도 목표이다.  규정 타석 3할 타율 한번 해보고 싶다.
-한화가 좋은 성적을 바라는 팬들이 많다
▲김성근 감독님이 오셨으니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다. 예전 한화는 점수차 나면 벤치 분위기가 죽었고 포기하는 식이었다. 이제는 지더라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느낌이 갖는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주 분위기가 좋다.
PS:김성근 감독은 김경언을 신기하다는 평가를 했다. "신기한 녀석이야. 그런 타격 폼을 갖고도 칠 수 있다니. 처음에는 나와 쇼다코치가 고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 그래서 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 어떻게든 잘 치면 되잖아. 수비가 아주 좋아졌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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