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자 동시 투입’ 두산의 간절함, 대주자가 쳐서 끝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30 22: 06

빠른 주자 2명을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를 뒤집으려 했던 두산 베어스의 간절함이 연장전 끝내기 승리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경기에서 11회말 터진 정진호의 끝내기홈런을 앞세워 4-3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거둔 두산은 16승 8패로 단독선두 자리를 지켰다. 더불어 5연속 위닝 시리즈도 달성했다.
중반까지 상대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에 눌리던 두산은 0-1로 뒤지던 6회말 홍성흔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7회말에는 1사에 김재환의 볼넷과 최주환의 우전안타로 1, 3루 찬스를 만들어 kt를 압박했다. 후속타자 김재호는 6구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볼카운트는 3B-2S.

이 상황에 두산 벤치는 1점이라도 뽑아 앞서 나가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1루에 있던 최주환 대신 허경민이 대주자로 투입됐고, 3루 주자 김재환도 정진호로 교체됐다. 앞서 두 번의 호수비를 보여준 1루수 김재환 대신 김현수가 1루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이 찬스에서 결승점을 꼭 얻어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결정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김재호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고, 민병헌이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정진호와 허경민을 모두 불러들였다. 태그아웃 될 수 있는 상황에 홈에서 접전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민병헌의 타구는 발 빠른 2루 주자 허경민이 들어오기에 충분했다
이 상황에 꼭 대주자를 넣지 않았더라도 두산은 득점했을지 모른다. 1, 3루에 타석에 섰던 김재호는 4월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 있었다. 이미 이날 경기에서도 2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재호가 병살타만 치지 않는다면 주자가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하는 민병헌이 대기하고 있어 적시타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2명의 주자를 동시에 바꾸면서까지 역전에 대한 간절함을 보여줬다. 3-1로 승리를 눈앞에 뒀던 9회초 내야에서 실책 2개가 겹쳐 시즌 4월에만 4번째 연장전을 치러야 했지만, 또 한 번의 끝내기 승리로 1승을 추가한 두산은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로 4월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그 끝내기의 주인공이 대주자로 출장한 정진호였다는 점은 또 하나의 주목할 점이다. 정진호는 대주자로 임무를 마친 뒤 좌익수로 들어갔고, 11회말 자신의 두 번째 타석에서 이성민을 공략해 경기를 그대로 끝냈다. 어쨌든 대주자가 승리를 가져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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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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