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28)은 이제 확실한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올 시즌 6번 선발 등판, 41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2.81을 찍고 있다. 다승 공동 1위, 이닝 단독 1위, 평균자책점 단독 3위 등 투수 주요기록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린드블럼이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이유는 투지 덕분이다. 특히 지난 달 24일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완투승을 거둘 때는 투혼 그 자체였다. 중간계투가 불안했던 롯데는 린드블럼이 리그 선두 삼성을 상대로 9이닝 완투승을 거두면서 3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린드블럼의 완투승 이후 롯데의 5경기 성적은 4승 1패다.
지난 달 30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또 다시 승리를 따낸 린드블럼이다. 소화한 이닝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6이닝이지만 린드블럼은 102개를 던졌다. 강력한 넥센 타선을 맞아 안타 10개를 허용하면서도 단 2실점으로 막은 린드블럼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올해 6번의 등판 가운데 린드블럼은 딱 한 번 6이닝을 채우지 못했고(5⅔이닝), 모두 100개가 넘는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팀이 필요하면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다. 원래 지난 달 30일 경기도 전날 비가 왔기 때문에 심수창의 선발 등판일이었지만 롯데는 린드블럼을 내보냈다. 그리고 린드블럼은 썩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도 자기 역할을 해내면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린드블럼의 책임감은 투구수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미 완투경기가 있는 린드블럼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게다가 총 660개의 투구수 역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경기당 평균 110개씩 던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 불펜에서는 필승조로 활약했지만 선발만 가면 부진했던 까닭에 ‘체력이 약한 게 아니냐’라는 평가도 받았는데 린드블럼은 실력으로 이 모든 걸 날려버리고 있다.
그래서 팬들은 린드블럼을 ‘린동원’이라 부른다. 고(故) 최동원을 딴 별명이다. 롯데 팬들에게 최동원이란 어떤 존재인가. 이제까지 롯데를, 그리고 부산을 거쳐 간 야구인들 가운데 가장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선수가 최동원이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따낸 건 이제 너무 유명한 이야기다.
그만큼 린드블럼의 투지는 팬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물론 시즌은 길고, 어떤 경기는 100구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4월 한 달 동안 린드블럼이 보여 준 투지는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롯데는 그토록 기다리던 진짜 에이스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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