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역시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고 했던가. 롯데 자이언츠 포수 장성우(25)가 딱 거기에 해당된다. 장성우는 올해 포수와 1루수로 번갈아 출전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 포수 능력이야 아마추어 시절부터 동년배 선수들 중 최고로 손꼽혔지만, 올해부터 갑작스럽게 시작한 1루수 수비 역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달 30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은 1루수 장성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포수와 1루수의 공통점이라고는 글러브가 아닌 미트를 쓴다는 점뿐이다. 그렇지만 장성우는 몸을 날리는 수비로 더블아웃을 만들어내는 등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원래 롯데 1루는 박종윤의 자리지만 개막전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발등을 맞아 재활 중이다. 이종운 “5월 둘째 주는 되어야 복귀하지 않겠냐”고 느긋하게 보고 있다. 이 감독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장성우다. 장성우는 최근 1루수로 출전하면서 좋은 타격과 점차 좋아지는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장성우의 성적은 20경기 타율 2할7푼9리 3홈런 12타점. OPS는 무려 0.928에 이른다. 득점권타율도 3할1푼3리로 훌륭하다. 넥센전에서는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쏠쏠한 모습을 보여줬다.
주목할 점은 20경기 출전이다. 장성우의 현재 포지션은 백업 포수, 1루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치른 25경기 중 20경기에나 나갔다. 작년 장성우는 43경기에만 나갔는데, 벌써 작년의 절반 가까이 나갔다. 꾸준하게 출전기회를 받으며 타격까지 성장을 했는데, 2008년 입단 이후 작년까지 통산 1군 홈런 3개였던 장성우는 올해 4월까지만 홈런 3개를 때렸다.
장성우의 주가는 날로 올라가고 있다.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이 감독은 장성우에게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선발 포수 출전기회를 준다. 덕분에 주전포수 강민호까지 컨디션 조절이 용이하고, 이는 강민호의 타격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1루 수비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정도로 능숙해졌다. 좌타자인 박종윤이 조만간 복귀한다 하더라도 우타자 장성우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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