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먼-소사, 친정 상대하는 두 외인 이야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1 07: 20

흔히 말하는 ‘친정’을 상대하는 스타 선수들은 큰 화제를 모으기 마련이다. 옛 동료는 물론 자신을 성원했던 예전의 팬들과도 적으로 만난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두 외국인 선수가 나란히 친정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쉐인 유먼(36, 한화)과 핸리 소사(30, LG)가 그 주인공들이다. 쉽게 찾기는 어려운 사례다.
유먼과 소사는 1일 주말 3연전의 첫 판에 나란히 선발 출격한다. 그런데 상대팀이 묘하다. 바로 옛 소속팀들이다. 유먼은 대전에서 롯데와 상대한다. 소사는 잠실에서 넥센을 상대로 시즌 4승에 도전한다. 검증된 외국인들을 영입해 안정을 꾀하는 최근 KBO 리그의 트렌드가 만든 풍경이다.
아무리 외국인이라고 해도 옛 팀에 대한 정은 남아있을 법하다. 특히 유먼은 더 그렇다. 유먼은 2012년 롯데에 입단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만 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유먼을 주목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독특한 투구폼과 예상 외의 구위를 바탕으로 선전했다. 2012년 13승7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대박’을 친 것에 이어 2013년에도 13승4패를 기록하며 롯데 팬들의 효자 외국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데도 적극적이었고 동료들과의 친화력도 좋았다. 팬들에게는 기발한 서비스로 웃음을 사기도 했다. ‘찜닭’은 유먼을 상징하는 하나의 단어가 됐다. 그러나 2014년을 끝으로 롯데와의 인연은 끝이 났다. 28경기에서 12승(10패)을 거두긴 했으나 평균자책점이 5.93까지 치솟았다. 롯데는 유먼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판단했고 한화는 유먼의 안정감이 필요했다. 그렇게 4년 연속 KBO 리그에서 뛰며 두 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소사는 3개 팀을 거친 케이스다. 2012년 KIA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소사는 2012년과 2013년 KIA에서 2년을 뛰었다. 150㎞가 넘는 빠른 공으로 2년간 18승을 따냈다. 잠시 미국으로 떠나 메이저리그 도전을 하기도 한 소사는 지난해 넥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경기에서 10승(2패)을 거두며 승률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넥센과의 재계약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팀을 떠났다. 소사는 더 많은 돈을 요구했고 넥센은 그 금액을 맞춰줄 여력이 없었다. 결국 돌고 돌아 LG 유니폼을 입은 소사도 이날 잠실벌에서 익숙한 넥센 유니폼과 재회한다.
팀을 옮긴 지 얼마 안 되는 만큼 옛 동료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팀 사정 때문이다. 유먼은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 중이다.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지만 팀 마운드 사정상 좀 더 힘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사는 6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팀 에이스 몫을 하고 있다. 역시 류제국 우규민이 빠져 있는 팀 선발진 사정상 소사가 초반에는 무게를 잡아야 한다. 두 외국인의 친정 나들이에 많은 팬들의 시선이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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