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에서든 화려하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조력자들이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에서는 내야수 권용관(39)과 외야수 송주호(27)가 그렇다.
공격적인 면에서 권용관과 송주호는 인상적이지 못하다. 권용관은 24경기 타율 2할 13안타 1홈런 3타점에 그치고 있고, 송주호도 23경기 타율 1할2푼5리 3안타 1타점 2도루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가 주전으로 나오는 것은 수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예년과 올해 한화가 가장 달라진 것은 단연 수비다. 지난해 리그 최다 113개 수비 실책을 범했지만 올해는 10개 구단 중 두 번째 적은 16개에 불과하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최소화했다. 수비가 불안해서 조마조마한 한화야구는 이제 없다. 내외야에서 어느 정도 기틀이 잡혔다.

내야에서는 권용관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균과 함께 개막부터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내야 한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실책이 3개 기록돼 있지만 크게 흠 잡을 수준은 아니다. 어려운 타구는 몰라도 잡을 수 있는 타구는 확실하게 잡는다. 우리나이 불혹의 베테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유격수로서 정말 대단한 몸놀림이다.
최근 주전 좌익수로 나오고 있는 송주호도 수비력을 인정받아 김성근 감독 눈에 들었다. 고양 원더스 시절부터 수비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한화에서 김성근 감독과 재회한 뒤로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좌우상하 모두 커버 가능한 수비 범위를 갖췄다. 타구 판단도 뛰어나다.
김성근 감독은 "권용관이 내야를 리드한다. 방망이 2할5푼 쳐봐야 뭐 하나. 수비를 해주는 게 크다"며 "송주호도 외야 수비를 잘해주고 있다. 안타 하나보다는 수비 하나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외야에서 두 선수의 안정된 수비력이 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 것이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좌익수 송광민의 타구 판단 미스로 경기 흐름을 내줬다. 이처럼 수비에 의해서 경기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변수를 최소화하는 김성근 감독 야구에서 수비력을 갖춘 권용관과 송주호의 역할은 크다. 당분간에도 두 선수는 중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전혀 활약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권용관은 지난달 두 차례 스퀴즈번트에서 타자와 주자로 100%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30일 광주 KIA전에서는 7회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로 추가점을 내는 데 앞장섰다. 송주호도 이날 KIA전에서 시즌 첫 2안타 멀티히트에 도루를 해내는 등 점차 살아난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가 점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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