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복귀’ 나지완, 부활 신호탄은 아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1 21: 36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KIA 중심타자 나지완(30)이 한 경기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그러나 꽉 막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였다.
나지완은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좌익수로 출전했다. 중심타선에서 한걸음 물러서 6번 타순에 배치됐다. 당초 “몇 경기는 대타로 뛰지 않겠느냐”라는 예상보다는 빠른 선발 라인업 복귀였다.
나지완은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부진한 타자 중 하나였다. 4월까지 25경기에서 타율 1할7푼2리에 그쳤다. 홈런은 하나, 타점은 5개에 불과했다. 김기태 감독은 “100타석까지는 봐야 한다”라면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지만 타격 부진은 계속됐다. 4월 17일 넥센전 이후 10경기에서 안타는 고작 3개였다.

결국 4월 30일 광주 한화전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의 말대로 딱 100타석을 채운 뒤였다. 그러나 믿음이 꺾인 것은 아니었다. 2군에는 보내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 차분하게 심신을 가다듬으라는 김기태 감독의 배려였다.
나지완은 올 시즌 KIA의 중심타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만한 능력도 있었다. 2009년 23홈런을 비롯,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나지완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것이 사실. 그러나 30일 경기에서는 대타로 출전, 한화 핵심 불펜 요원인 권혁을 상대로 큰 타구를 쳤다. 비록 펜스 앞에서 잡히기는 했지만 질이 괜찮았다.
절박함을 가지고 뛰는 나지완은 비교적 공을 많이 보며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나지완은 김광현의 빠른 공 두 개에 연거푸 헛스윙을 했다. 그러나 이후 공 두 개를 잘 골랐고 5구째 빠른 공은 파울로 걷어냈다. 풀카운트 승부로 이어진 7구째 빠른 공에 배트를 날카롭게 돌렸으나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타석은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침착하게 공을 잘 고르며 3B-1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바깥쪽에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그냥 흘려보냈다. SK 김광현-이재원 배터리는 마지막 결정구로 비슷한 공을 좀 더 몸쪽으로 찔러 넣기로 했고 나지완은 이에 반응하지 못했다. 몸쪽으로 빠진 공이라고 생각했던 나지완은 배트를 휘두르지 못했다.
8회 주자 없는 상황에 맞이한 세 번째 타석도 아쉬웠다. SK 김광현의 제구가 살짝 흔들리며 연거푸 볼이 세 개 들어왔다. 하지만 4구째 한가운데 직구를 과감히 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결국 5구째 공에 배트를 휘둘렀으나 공은 뻗지 못하고 좌익수 뜬공이 됐다.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하필 이날 김광현의 구위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았다.
마지막 기회도 있었다. 1-3으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 찬스였다. 마치 신이 나지완에게 준 기회나 다름 없었다. 한 방이면 동점으로 갈 수도 있었다. 먼저 2개의 볼도 봤다. 그러나 윤길현의 슬라이더 2개를 그냥 흘린 것이 패착이었다. 결국 풀카운트 승부에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땅을 쳤다. 아직 나지완에게 봄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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