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33)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4월을 모두 보낸 추신수의 성적은 타율 9푼6리(52타수 5안타), 예상치 못했던 부진에 빠져 있다. 최근 2경기에 결장하며 추신수는 규정타석 리스트에서 사라졌지만, 당장 규정타석에 돌아와도 최하위를 면하기는 힘들다.
현지 언론의 분위기도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작년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400억 원)짜리 대형 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작년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23경기 출전에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선수가치 평가에 널리 쓰이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는 작년 0.1로 거의 대체선수(백업선수) 수준이었다. 때문에 올해 재기를 다짐하며 맹훈련을 소화한 추신수지만 적어도 4월은 실망스러웠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1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는 여전히 1억1600만 달러를 빚지고 있다'라는 칼럼을 실었다. 데이빗 숀필드는 추신수의 타격을 두고 "맥스 셔져의 젖은 신문지로 타격을 하는 게 아닌가"라는 혹평까지 곁들였다.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로 옮기며 타격을 하게 된 우완투수 셔저는 "젖은 신문지로 타격을 하는 것 같다"며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 불만을 드러내 논란을 일으켰었다. 참고로 셔져의 통산 타율은 1할5푼9리, 올해 타율은 1할1푼1리다.

숀필드는 '텍사스가 시즌 초 7승 14패로 지구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아드리안 벨트레는 타율 2할5리에 홈런 2개에 그쳤고, 프린스 필더도 홈런이 1개 뿐이다. 러그너드 오도어는 타율 1할4푼7리이며 완디 로드리게스, 로드 뎃와일러, 콜비 루이스 같은 투수를 선발로 재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맥스 셔져의 젖은 신문지로 타격을 하는 듯한 추신수가 있다'고 현재 텍사스 팀 상황을 꼬집었다.
숀필드는 추신수의 부진 이유를 스트라이크 존에서 찾았다. 얼마 전 ESPN '원 스트라이크 어웨이'라는 텍사스 블로그에 실린 브랜든 랜드의 글을 인용, 추신수가 구심의 잘못된 스트라이크 콜에 당한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적었다.
추신수가 슬로스타터인 점, 그리고 현재 BABIP .111인 점은 분명 성적 반등을 예고하는 사실이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숀필드는 '추신수는 작년 부상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올해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만약 나이가 들어서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은 어떻게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추신수는 작년 1400만 달러, 올해 1400만 달러 연봉을 받고 내년부터는 2000만 달러를 수령한다. 이미 작년 받은 1400만 달러를 제외하면 텍사스가 추신수에게 써야 할 돈은 1억1600만 달러가 남았다. 숀필드는 이 점을 들어 '추신수가 여전히 1억1600만 달러를 빚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추신수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다시 그라운드에서 예전과 같은 '출루머신'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리그는 한 달이 지났을 뿐이고, 텍사스는 아직 14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3일 동안 휴식을 취한 추신수는 2일 홈에서 벌어질 오클랜드 에이스전에서 5월 첫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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