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연합이 해냈다...쉬신-양하은, 세계선수권 金 획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02 06: 50

‘한중연합’ 쉬신-양하은 조가 결국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난 2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이시카와 카즈미 조에게 4-0(11-7 11-8 11-4 11-6)의 완승을 거뒀다.
가공할 공격력의 소유자 쉬신(중국, 세계2위)은 연일 이어진 각 종목 강행군으로 어깨에 무리가 왔음에도 혼신을 다해 경기를 리드했다. 양하은(한국, 세계21위)은 아직 21세에 불과한 나이지만 세계선수권 결승무대의 엄청난 중압감을 당돌하게 이겨내고 제 몫을 해냈다. 쑤저우 현지에 와서 처음 합동훈련을 했던 두 사람은 세계적인 기량의 소유자들답게 짧은 시간에 완벽한 호흡을 완성했으며, 마지막 결승전에서 그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웠다.
요시무라 마하루(세계43위)와 이시카와 카즈미(세계5위)는 디펜딩 챔피언인 북한의 김혁봉-김정 조를 준결승전에서 꺾은 상승세를 앞세워 도전해왔지만 쉬신의 공격력과 양하은의 연결력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시너지 앞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승리는 네 번의 게임 내내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은 한국과 중국의 두 선수에게 돌아갔다.

세계최강자 쉬신이 한국의 양하은과 파트너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때 한국을 찾은 중국탁구협회 차이전화 회장과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당시 조양호 회장이 중국의 오랜 독식으로 탁구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과의 교류를 제안했고, 중국이 이를 받아들인 것. 실제로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는 중국선수단이 한국의 제주도를 찾아 합동훈련을 하기도 했었다. 거기에 국제탁구연맹의 유연한 운영방침을 따라 양국 선수들을 조합한 최강의 혼합복식조가 탄생할 수 있었다.
중국의 메달독식을 방지하고 탁구의 흥미와 인기도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으로 세계선수권 복식 운영에 변화를 준 국제탁구연맹(ITTF)의 결단은 이로써 일단의 성공을 거뒀다. 쉬신-양하은 조는 개인전/단체전을 합쳐 53회를 이어온 세계탁구선수권 역사상 다른 국적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낸 첫 번째 주인공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두 개의 국기와 두 번의 국가가 이어진 시상식도 이채로웠다.
한국탁구만을 놓고 생각해도 양하은의 금메달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남규-현정화 조가 금메달을 따낸 이후 26년 만의 혼합복식 금메달이다. 전 종목을 포함해도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현정화의 여자단식 금메달 이후 22년간 막혀있던 금맥을 뚫었다. 아울러 2년 전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패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던 이상수-박영숙 조의 아쉬움을 털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비록 세계탁구 ‘절대1강’ 중국 에이스 쉬신(세계2위)의 도움이 결정적 배경이 됐으나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탁구계로서는 이번 금메달을 남다른 자극제이자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별한 조력자로 한국탁구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된 쉬신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양하은이 처음부터 기대 이상의 기량을 갖고 있었다. 갈수록 호흡도 잘 맞았다.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양하은은 파트너의 활약에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쉬신과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을 앞으로 더욱 좋은 선수가 되는 바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세계탁구선수권 역사에 이색적인 기록으로 남게 된 2015년 쑤저우 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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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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