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좀처럼 타격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5시즌 내내 타격 페이스가 바닥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기록만 봐도 LG 타선이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팀 타율 2할5푼7리로 8위, 경기당 평균 4.41점으로 9위, 득점권타율 2할1푼9리로 9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4.41. 경기당 평균 득점과 일치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LG는 딱 5할정도하는 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kt로 인한 승률 인플레이션으로 승률 5할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6팀이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LG가 13승 14패로 ‘5할 -1’, KIA와 NC가 각각 ‘-2’, ‘-3’이다. 이대로라면 승률 5할은 지난해처럼 포스트시즌 진출에 턱걸이 할 수 있는 승률이 아닌 게 된다. 쉽게 말해, 타격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LG는 절대 치고 올라갈 수 없다.

LG 타선은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에서 올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9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1개로 1득점에 그쳤다. 3회말 최경철의 솔로포 후 9회까지 21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1루도 밟지 못했다. 무기력 그 자체였다.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LG는 지난 4월 22일 잠실 한화전과 4월 24일 마산 NC전에서도 저조한 득점력으로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다음날 승리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으나, 빈타로 패배하는 경기가 많아지면, 빈타가 곧 실력이 된다.
양상문 감독 역시 타선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양 감독은 지난 1일 넥센과 경기를 앞두고 “머리 아픈 부분이 많다. 우리 타자들이 주자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타석에서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서 실수가 나오지 않나 싶다”고 원활하게 점수가 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 1월 시무식부터 득점권 타율을 높이는 것을 강조한 양 감독이지만, 지금 모습은 지난해보다도 훨씬 안 좋다. LG는 2014시즌 득점권 타율 2할9푼으로 4위에 자리했었다. 작년에도 많은 점수를 뽑는 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는 점수가 나왔다. 올 시즌처럼 모든 타격 지표들이 바닥에 가깝지는 않았다.
원인은 중심 선수들의 부진이다. 정성훈만 타율 3할8푼3리로 고군분투할 뿐, 그동안 함께 타선을 이끌어온 박용택 이병규(7번) 이진영 모두 2할 중반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4월 중순까지만 해도 리드오프 오지환이 일취월장한 타격을 자랑했으나 어느새 2할5푼대로 떨어졌다. 이병규(9번)도 시범경기 모습을 이어가지 못하고 타율 2할4리를 기록 중이다. 정성훈 외에는 최경철(타율 0.308) 정의윤(0.383) 김용의(0.304)만 자기 몫을 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더 심각하다. 3할6푼8리의 정성훈, 3할6푼4리의 오지환을 제외하면, 중심타자들 모두 득점권 타율이 2할대다. 올 시즌 오지환과 정성훈의 자리는 테이블세터다. 즉, 해결사 없는 클린업 트리오가 가동 중이다.
물론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두 이병규과 박용택, 이진영 모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조만간 자기 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 1일 경기에 앞서 “LG에 컨택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선발투수 송신영이 위기와 마주하는 첫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불안함을 비춘 바 있다. 그만큼 LG 중심타자들은 수년 동안 저력을 증명해왔다. 그런데 저력을 다시 발휘하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LG는 5월 류제국과 우규민이 합류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나설 계획이다. 류제국은 다음 주 주말 3연전, 우규민은 5월 중순부터 1군에서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류제국과 우규민이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양상문 감독 또한 “류제국 우규민이 복귀한 후 선발진을 다시 짜는 것보다 타격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훨씬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결국 중심 타자들의 부활 없이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은 여전히 물음표 투성이다. 언제 100% 컨디션을 찾을지, 1군에 합류에도 타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베테랑 타자들이 반등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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