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류현진이 세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한 2일(이하 한국시간) 아직 필드에서 캐치 볼을 하고 있는 사이 돈 매팅리 감독은 미리 불펜에 들어와 있었다.
류현진이 불펜으로 이동, 스티브 칠라디 불펜코치를 서게 한 상태에서 볼을 몇 개 던진 후 투수 판을 벗어났다. 스파이크에 붙어 있던 흙을 털어내기 위해서였다.
류현진이 들어오기 전 오전에 불을 뿌린 다음 방수포를 덮어 놓은 불펜 마운드는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 젖어 있었다. 류현진의 통역 김태형 씨가 류현진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류현진은 상관 없다면서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하지만 투구 5개를 마쳤을 때 뒤에서 지켜보던 매팅리 감독이 앞으로 나왔다. “너무 젖었다”고 말한 다음 류현진의 투구를 잠시 멈추게 한 뒤 자신이 직접 불펜 한 켠에 세워져 있던 써레처럼 생긴 쇠스랑을 직접 가져와서 마운드를 긁었다.
이 정도로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직구 15개를 던지고 잠시 쉬는 사이 본격적으로 마운드 흙을 정리했다. 자신은 단단하게 다지는 기구로 두들기고 릭 허니컷 투수 코치는 매팅리 감독이 앞서 사용했던 기구로 흙을 다시 긁어줬다. 둘이 마운드 흙을 정리하는 사이 구단 직원은 마른 흙을 새로 가져와 마운드를 덮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야 류현진은 다시 투수판을 밟았고 나머지 변화구를 섞어가면서 15개의 피칭을 더 했다.
이날 일어난 일은 작은 해프닝이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혹시라도 너무 젖어 있는 마운드로 인해 투구 도중 미끄러지지나 않을지 밸런스 잡는데 신경을 쓰다 어깨에 필요이상의 힘이 가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읽기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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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