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삼성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1일 현재 타율 2할9푼9리(97타수 29안타) 7홈런 20타점 16득점으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뽐냈다. 이승엽은 "그저 잘 먹고 잘 쉰다"고 웃었지만 비결은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가족의 힘'이다.
이승엽은 2012년 국내 무대에 복귀한 뒤 교육 문제 등으로 기러기 아빠로 지냈다. 아내 이송정 씨와 두 아들(은혁, 은준) 모두 서울에 살고 있었다. 기껏 해야 수도권 원정 경기 때 잠깐 보거나 비시즌 때 서울에서 지내는 게 전부.

그러나 가족이 지난달 대구로 이사를 왔다. 이승엽은 "그동안 빈 집에 혼자 들어갈 때마다 허전했었는데 지난달 가족들이 대구로 이사를 왔다. 가족들을 매일 볼 수 있으니 힘이 절로 생긴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승엽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앞으로 선수로 뛸 수 있는 게 몇 년 안 남았으니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 틈날 때마다 야구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가장의 힘을 보여줄 각오다. 이승엽은 개인 통산 400홈런 달성에 3개를 남겨 뒀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기록을 달성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쁠 듯.
이승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재취득한다. 불혹의 나이에도 뛰어난 실력과 인품 그리고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여전히 변함없는 인기 등 모든 면을 고려했을때 좋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중일 감독 역시 "이승엽이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다시 얻는다. 우리 나이로 마흔이지만 2~3년 더 선수 생활을 하길 원한다. 이 악물고 한다"고 이승엽의 변함없는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과거 일본 무대에서 뛰던 모습을 기대하면 안되지만 여전히 타격 기술은 좋다". 이승엽을 향한 류중일 감독의 믿음은 한결같았다.
야구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그이지만 만족이란 걸 모른다. 이승엽은 지금껏 쌓아왔던 명성에 흠이 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야구 팬들에게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쁨과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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