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승이다. 2015년 NC의 에이스는 에릭 해커(32)의 몫이 되고 있다.
해커는 지난 1일 수원 kt전에 선발등판, 9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9이닝 투구면 완투가 되는 게 정상이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갔다. 다행히 연장 10회 NC가 결승점을 뽑아낸 덕분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시즌 4승(1패)째를 챙긴 해커는 안영명(한화) 조쉬 린드블럼(롯데)과 함께 당당히 다승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해커는 지난 2년 연속 170이닝 던지는 꾸준함을 발휘하고도 2013년 4승, 2014년 8승으로 승운이 없었지만 올해는 출발이 좋다.

해커는 시즌 6경기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게 지난달 12일 마산 SK전(4이닝)이 유일하다. 4경기에서 6이닝 이상 꾸준하게 던지고 있다. 최근 2연승을 거둔 지난달 24일 마산 LG전과 1일 수원 kt전에서는 차례로 7이닝-9이닝으로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시즌 38⅓이닝으로 이 부문 4위.
세부 성적도 좋다. 평균자책점 3.05는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며 이닝당 출루허용을 나타내는 WHIP 부문은 규정이닝을 채운 34명 투수 중 유일하게 0점대(0.89)로 1위다. 피안타율(.206)도 전체 3위이고, 9이닝당 볼넷(1.41개) 역시 규정이닝 투수 중 5번째로 적다.
해커는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이 좋은 투수다. kt전에서도 최고 147km 패스트볼 (62개) 위주로 던졌다. 여기에 슬라이더(31개)-커브(21개)를 섞어 던진다. 투구 패턴만 놓고 보면 단조로운 편이지만 볼끝에 변화가 많고, 타자의 시선을 흐리게 하는 커브의 움직임도 뛰어나다.
지난해 6월17일 롯데전 8승을 끝으로 시즌 마지막 17경기에서 승리 없이 8패만 떠안았던 해커는 이제 불운을 딛고 일어섰다. 특히 올해는 선발등판시 9이닝당 득점 지원이 7.75점으로 향상됐다.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해커에게 승리가 따라오는 건 당연하다.
무엇보다 1~2선발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찰리 쉬렉(2승3패·5.28) 이재학(2패·6.91)이 나란히 부진에 빠져있는 상황이라 해커의 역투가 더욱 돋보인다. 지난 2년 동안 불운의 그림자에 가려있던 해커가 이제는 'NC의 에이스'로 재조명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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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