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트레이드’ 이게 kt의 법칙인가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02 22: 49

kt 위즈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건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투수 박세웅(20)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결국 시작부터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했던 kt가 내린 결단은 유망주 투수를 보내는 것이었다.
kt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투수 박세웅(20), 이성민(25), 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과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대성(30), 포수 장성우(25), 윤여운(25), 내야수 이창진(24), 하준호(26) 간의 4대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kt는 이날 수원 NC전에서 2-12로 대패하며 3승 24패 승률 1할1푼1리를 기록 중이다. 계속되는 부진에 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 트레이드의 중심에는 미래 프랜차이즈 스타 박세웅, 안중열 등이 포함됐다. 즉시 전력감 영입을 위한 선택이었으나, 유망주들을 내보낸 선택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실 kt의 저조한 성적은 시즌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올 시즌 1군 데뷔를 앞두고 kt는 좀처럼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2014년 초 황창규 신임 회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야구단은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석채 전임 회장은 10구단 창단에 심혈을 기울였고, 결국 10번째 야구단을 탄생시켰다.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는 만큼 팬들의 기대치는 컸지만 회사 내 사정이 바뀌면서 소극적 투자로 일관했다.
먼저 FA 시장에선 3명의 선수를 영입했는데, 여기에 투자한 총 금액은 옵션 포함 44억 1000만원(김사율 3+1년 14억 5000만 원, 박기혁 3+1년 11억 4000만원, 박경수 4년 18억 2000만원)이었다. 또한 외국인 선수 4명을 영입하기 위해 쓴 금액은 총 167만 달러. 물론 금액이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영입이 된 것은 사실이다.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성적은 바닥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린 결단은 유망주 투수의 트레이드였다. 만약 kt가 애초부터 적극적인 투자로 FA,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팀에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면 지금처럼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유망주 선수들이 트레이드로 빠져나가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구단의 소극적인 행보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반도체 시장에는 '황의 법칙'이라는 이론이 있다. 황창규 현 KT 회장이 삼성전자 사장이었던 2002년 주창한 이론으로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뜻이다. 이는 인텔 설립자였던 고든 무어가 말한 '18개월마다 2배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대체해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과연 이게 정녕 야구판에서의 '황창규 법칙'인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