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발 초대형 트레이드…신생팀 한계 벗나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03 05: 56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kt 위즈가 롯데 자이언츠와 초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 트레이드를 두고 어떤 팀이 이득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kt가 이 트레이드를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kt는 2일 보도 자료를 통해 “투수 박세웅(20), 이성민(25), 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과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대성(30), 포수 장성우(25), 윤여운(25), 내야수 이창진(24), 하준호(26) 간의 4대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박세웅-장성우의 트레이드가 핵심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6경기에 선발 출전해 4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 중이다. 제구가 흔들린 경기도 있었지만 자신의 장기인 체인지업을 무기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세웅은 지난해부터 kt가 공들여 키운 미래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kt는 올 시즌 2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3승 24패(승률 1할1푼1리)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것이 박세웅이 포함된 4대5 대형 트레이드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선수가 포함된 트레이드로 kt로선 창단 후 두 번째 트레이드. kt는 앞서 20일 우완 유망주 투수 이준형을 LG 트윈스로 보내고 박용근, 윤요섭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윤요섭의 공격력과 박용근 영입으로 내야진 안정을 꾀했다. 하지만 kt는 이후에도 연패를 거듭하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추가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에 나선 것이다.
먼저 유망주 투수를 다시 다른 팀으로 보냈지만, 공격력을 갖춘 포수 장성우를 데려올 수 있었다. 조범현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지금 이런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는 없다”면서 “무거운 마음이지만 팀에 변화가 필요했다. 당장의 변화도 있지만 몇 년간의 비전도 계산한 트레이드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성우를 두고는 “지금 리그 전체적으로 포수 기근 현상인데, 장성우는 대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다. 10년은 주전 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여러 가지를 연계해서 생각하고 있다. 용병 교체 계획도 잡고 있다. 중장기 계획도 함께 세운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용덕한을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타율 1할6푼4리로 저조한 공격력을 보였다. 팀 타율 2할1푼7리로 타선의 힘이 약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방법이 필요했던 kt. 그 선택은 대형 포수로 기대를 모으는 장성우였다. 그리고 조 감독은 이 선택이 “중장기적인 계획의 일환”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당장의 전력만 생각한 것이 아니고 복합적으로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 복합적인 부분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의 교체. 그리고 또 하나는 아직 kt에는 유망한 투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kt는 신생팀 혜택으로 2년 간 1차 지명 이전의 우선 지명과 2차 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종료 이후 특별지명을 통해 유망한 자원들을 많이 모았다. 당장의 박세웅은 아쉬워도 다른 선수들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한 결과다.
여기에다가 1군에서 뛸만한 투수 최대성, 외야수 하준호 등의 이름도 눈에 띈다. 그리고 5명의 선수 중 이창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군 복무를 해결한 만큼 꾸준히 1군에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명 미래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준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현장에선 올 시즌 뿐만 아니라 2~3년 후 팀의 전력도 생각해서 내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2013시즌 1군에 데뷔했던 NC도 팀 전력 강화를 위해 두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군 무대 진입을 앞두고 유망주 투수 김태형을 보내고 임창민, 차화준을 영입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 연패를 거듭하며 부진하자 넥센에 송신영, 신재영을 주고 지석훈, 박정준, 이창섭을 영입하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이창섭을 제외하면 영입한 선수들 모두 창단 첫 해 팀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됐다.
SK도 신생팀 시절인 2001년 삼성과 2대6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외국인 유격수 브리또와 좌완 오상민에 현금 11억원을 주고  투수 김태한, 김상진, 이용훈, 포수 김동수, 내야수 정경배, 김기태를 영입했다. 이 트레이드를 통해 SK는 신생팀의 한계를 벗어나 전력강화를 이룰 수 있다.
kt의 이같은 트레이드 추진은 외국인 선수와 FA 영입 등 초기 투자의 부실 때문에 빚어진 측면이 크다. 조범현 감독도 어쩔 수 없이 고육지책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kt도 초반부터 2번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인 트레이드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과연 kt가 택한 모험이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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