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 박정진-권혁만이 전부가 아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03 10: 08

한화 불펜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가용 인원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짧게 요소요소에 쓰는 구원투수들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한화의 불펜은 박정진과 권혁만 있는 게 아니다. 
한화는 지난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불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물론 핵심은 박정진-권혁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중간에서 소금같은 투구를 한 투수들이 있었다. 우완 송창식(30) 언더핸드 정대훈(30) 좌완 김기현(26)이 바로 그들로 이제는 필승조에 가까운 임무를 맡고 있다. 
1일 경기에서 선발 쉐인 유먼이 3⅓이닝 5실점으로 조기강판된 뒤 송창식(1⅔이닝) 김기현(⅓이닝) 정대훈(1⅓이닝)이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정진과 권혁으로 넘어가기 전 송창식·김기현·정대훈이 중간에서 이닝을 끌어주며 징검다리 역할을 잘했다. 정대훈은 시즌 첫 승. 

2일 경기는 선발 배영수가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지키는 과정에서 이들이 다시 집중 투입됐다. 김기현이 선발 배영수 다음으로 나와 대타 황재균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정진이 8회 무사 2루 위기를 맞자 송창식이 마운드에 올랐다. 
송창식은 김민하와 손아섭을 각각 직구와 커브로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롯데의 추격 흐름을 꺾었다. 2사 2루에선 언더핸드 정대훈이 투입돼 최준석을 3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최준석은 언더핸드에 16타수 1안타 타율 6푼3리로 부진하다. 데이터에 기반 한 투수 투입이 성공했다. 
정대훈은 9회 1사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권혁에게 마무리 기회를 넘겼다. 송창식과 정대훈은 2점차 타이트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홀드를 챙겼다. 3일 연투한 박정진이 다소 흔들린 상황에서 불펜 B조라 할 수 있는 이들의 투구는 고무적이었다. 박정진과 권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송창식은 사실상 필승조에 가까운 임무를 부여받으며 12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중이다. 1승1홀드의 정대훈도 13경기 평균자책점은 4.05으로 높지만, WHIP(0.75) 피안타율(.105)은 정상급이다. 승·홀드는 없지만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5의 좌완 김기현은 승계주자 실점률이 6.7%(1/15)와 득점권 피안타율(.125)에서 나타나듯 위기에서 쏠쏠히 잘 막았다. 
김성근 감독도 "송창식이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다. 정대훈과 김기현도 자기 나름대로 잘해주고 있다. 경기 안에서 점점 안정돼 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제 한화 불펜에 박정진과 권혁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펜B조를 적재적소에 쓰는 김성근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점점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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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정대훈-김기현. / 대전=이대선 기자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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