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서 확실하게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 레인저스)의 모습에 현지 언론도 연일 비판을 가하고 있다.
댈러스 모닝 뉴스의 칼럼니스트 에반 그랜트는 3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텍사스 타자들의 심각한 타격 부진을 꼬집었다. 그랜트는 이번 시즌 50타석 이상 들어선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순위를 공개하며 텍사스의 약한 전력을 다시 한 번 진단했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137명의 아메리칸리그 타자 중 텍사스에서는 100위 밖에 있는 선수가 5명이나 된다. 아드리안 벨트레는 99위로 아슬아슬하게 100위 안에 들어갔고, 루그네드 오도어(104위), 제이크 스몰린스키(107위), 레오니스 마틴(115위), 추신수(123위), 엘비스 앤드루스(130위)는 100위 밖에 있다. 추신수의 WAR은 -0.4로 리그 하위권 선수만도 못하다.

추신수는 3일 이전까지 17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7리, 1홈런 5타점으로 매우 부진하다. 지난해 발목 부상, 올해 등 통증으로 고생했던 추신수는 이번 시즌 도루 시도가 한 차례도 없다. 이제 추신수의 공격옵션 중 역동적인 주루 플레이는 사라졌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타격이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나빠진 볼넷/삼진 비율(2014 시즌 58볼넷 131삼진, 2015 시즌 7볼넷 17삼진)이 눈에 띈다. 여기에 장타력도 전성기에 비해 크게 감소(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ISO .089)해 상대 투수를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ESPN도 지난 1일 “슈어저의 젖은 신문지로 타격하는 것 같다”고 혹평할 정도였다.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제도에 불만을 나타낸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와 부진한 추신수를 동시에 언급한 대목이다.
여러 타자들의 타격 부진이 겹친 텍사스는 3일 경기 이전까지 7승 1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다. 에이스 다르빗슈 유의 부재 속에 지구 내에서 유일하게 한 자릿수 승리에 그치고 있는 것은 물론 아메리칸리그 전체에서 최저 승률(.318)이다. 내셔널리그까지 포함시켜도 밀워키 브루어스(5승 18패)를 빼면 가장 성적이 나쁘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1400만 달러를 받는 추신수는 2014 시즌 연봉에 걸맞은 활약상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팀 꼴찌의 주범으로 찍혔다. 지난해 타율 2할4푼2리, 13홈런 40타점 3도루로 120경기 이상 출장했던 해 중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추신수는 새 시즌에도 혹평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으로 자신과 팀이 동반 몰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는 고액연봉자 추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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