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에두(34, 전북 현대)를 완벽하게 분석했다. 하지만 집중력이라는 변수는 계산에 넣지 못했다.
빅매치였던 만큼 결과도 화끈했다. 하지만 2-0이라는 결과처럼 전북이 수원을 압도한 것은 아니다. 후반 19분 에두의 발 끝에서 선제골이 나오기 전까지 승부의 균형은 무너질 줄 몰랐다. 후반 24분 레오나르도의 득점이 또 나오기는 했지만, 수원은 끝까지 전북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수원으로서는 결과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 수원의 철저한 준비, 에두는 완전히 읽혔다.

도전자 수원은 철저하게 전북을 분석했다. 수원의 철저함은 에두에 대한 수비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수원은 왼발을 사용하는 에두가 왼발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에두는 전반 4분 무의미한 중거리 슈팅을 한 뒤 후반 19분까지 슈팅을 하지 못했다. 수원은 전반 11분 에두가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했지만, 골라인까지의 돌파는 허용해도 방향을 꺾지 못하게 만들었다. 왼발 슈팅을 하지 못한 에두는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려야 했다. 또한 등지는 플레이를 잘하는 에두의 2차 움직임을 예측해 효과적인 침투와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하게 만들었다.
▲ 에두의 선제골, 득점을 노리고 시도한 슈팅이 아니다.
완벽하게 읽힌 에두는 이날 단 2개의 슈팅만 기록하는데 그쳤다. 후반 19분 골라인 직전에서 시도한 슈팅도 득점 가능성이 적었다. 수원은 의도한대로 에두를 골대 왼쪽의 골라인까지 밀어 붙여 왼발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게 했다. 하지만 에두는 행운이 따랐다. 에두의 왼발에 맞은 공은 가까스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에두도 득점을 예상한 슈팅이 아니었다. 그는 "오늘은 상당히 어려웠다. 원래 슈팅을 해서 골키퍼를 맞춰 2선에서 쇄도하는 선수들에게 연결되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행운이 따라서 골이 됐다"고 말했다.
▲ 행운의 득점, 집중력이 만든 결과물
행운의 득점이지만, 2-0이라는 결과는 행운이 아니다. 집중력 싸움에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한 전북의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에두가 골라인에서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후반 24분 나온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골도 득점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각도였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짧은 순간 상황을 파악, 높은 집중력으로 슈팅을 시도해 수원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오늘처럼 팽팽한 경기에서 0-0이 계속되면 결국 체력이 떨어지는 시간에 집중력이 높은 팀이 강해진다"고 승리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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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