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말말말] "딸기가 제철이 아닌가"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04 13: 00

[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주말 3연전에서 과연 어떤 말들이 흘러나왔을까.
▲ “딸기가 제철이 아닌가” - NC 김경문 감독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2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최근 부진에 이어 손가락 물집으로 고생하는 이재학을 두고 “물집 생긴 게 완전치 않다. 내일 선발 예정인데 상태를 봐야할 것 같다”면서 “딸기가 제 철이 아닌가”라며 웃었다. 이재학의 별명이 다름 아닌 딸기이기 때문. 하지만 이재학은 3일 kt전에서 선발 이태양(3이닝 2실점)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김 감독의 우려를 씻어낸 반가운 호투였다.

▲ “얼굴도 모르겠어요” - kt 장성우
지난 2일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은 단연 kt와 롯데의 4대5 대형 트레이드였다. kt는 박세웅, 이성민, 안중열, 조현우 4명의 선수를 롯데로 보냈고 장성우, 최대성, 이창진, 하준호, 윤여운을 영입했다. kt는 3일 윤여운을 제외한 4명의 선수를 모두 1군에 등록시켰다. 그리고 장성우는 선발 포수, 하준호는 좌익수, 이창진은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전 팀에 합류한 장성우는 곧바로 선발 엄상백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 공교롭게도 엄상백은 고졸 루키이기에 장성우와 마주칠 일이 없었다. 이에 대해 장성우는 “얼굴도 모르겠어요”라며 당황한 듯 말했다.
▲ "우리도 21살짜리 서산 가면 많은데" - 한화 김성근 감독
롯데와 kt의 5대4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김성근 감독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김 감독은 "용감한 트레이드다.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했겠지만 이렇게 크게 할 줄은 몰랐다. kt가 롯데에 투수 3명을 준 것은 대단한 것이다. 당장 선발과 중간에 쓸 수 있는 투수만 2명 아닌가"라며 롯데가 유리한 것이 아니냐는 평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20~21살짜리 어린 선수들이 많이 갔네"라며 "우리도 21살짜리 서산 가면 많은데…달라고 안 하네"라는 '자학개그'로 감독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저만큼 스피드 나는 투수 별로 없다니까요" - 한화 배영수
지난 2일 대전 롯데전에서 6⅓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역투로 한화 이적 첫 승을 신고한 배영수. 30대 중반 베테랑 투수로 이제는 스피드와 힘보다 제구와 완급조절에 중점을 둔다. 그래도 스피드에 대한 자존심이 없는 건 아니다. 배영수는 "아직 스피드 괜찮다. 오른손 투수 중 저만큼 스피드 나는 투수 별로 없다"고 항변하며 "130km대 후반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140km대 초중반은 던진다"는 말로 기교파로 바라보는 시선에 손사래쳤다. 실제 이날 배영수의 직구 구속은 141~145km였다.
▲ “50개 던졌는데 바뀔 생각 하더라” -넥센 염경엽 감독
지난 2일 염경엽 감독은 전날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송신영을 극찬했다. 염 감독은 “신영이가 이번 투구로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투구는 3구 안에 타자를 잡는 것이다. 신영이가 정말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신영은 올 시즌 3번 선발 등판에서 전승, 평균자책점 0.92를 찍으며 넥센의 5선발 자리를 두텁게 메우고 있다. 그런데 염 감독은 “어제 신영이가 6회까지 50개 밖에 안 던졌는데도 바뀔 생각을 하고 있더라. 길게 던지려니 힘들긴 한 가 보다”고 웃었다. 만 38세 베테랑투수 송신영은 커리어의 대부분을 불펜투수로 활약해왔다.
▲ “마이크 타이슨 같은 야구하고 싶지” - LG 양상문 감독
지난 3일 잠실구장 1루 덕아웃. 야구 이야기에 앞서 세기의 대결 메이웨더-파퀴아오 매치에 시선이 쏠렸다. 양 감독도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아웃복서보다는 인파이터 스타일을 좋아한다”며 복싱팬을 자처했다. 그러자 “LG 야구는 어떤 스타일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왔다. 양 감독은 잠시 고민하며 “마음 같아선 마이크 타이슨 같은 화끈한 야구를 하고 싶다”고 아쉬운 미소를 보였다. LG는 최근 5경기서 팀 타율 1할7푼1리로 극심한 빈타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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